고승범-정은보, 첫 회동서 "금융위·금감원은 '한몸'...시장과 호흡하자"

서대웅 기자입력 : 2021-09-02 15:26
금융위·금감원, 회동후 공동 보도자료에 금융위원회법 2조 '금융사 자율성' 강조 고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 검토" 정, DLF 항소 여부 "금융위와 협의"

고승범 금융위원장(오른쪽)이 2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정은보 금감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첫 회동을 하고 '시장 친화' 정책을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고 위원장은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에 제재할 수 있도록 한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관련한 항소 여부에 대해 "금융위와 잘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과 정 원장은 2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장 집무실에서 취임 후 첫 회동을 가졌다. 고 위원장이 취임한 지 사흘째 이뤄진 이번 회동은 약 한시간가량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고 위원장은 "금융위와 금감원이 '한 몸(One-body, One-voice)'으로 협력해 나가자"는 의지를 피력했다. 또 금감원이 과중한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예산 차원에서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고 위원장은 시장 친화 정책을 펴자고 정 원장에게 제안했다. 그는 "금융위·금감원이 금융권 및 이해관계자들과 적극 소통해 자율성과 창의력이 발휘되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법상 규정된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 수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쏟자"고 말했다. 이에 정 원장은 "금감원도 정책과 감독에서 금융위와 호흡을 같이하겠다"며 "금융위 정책 결정 및 추진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시장과 호흡하며 법과 원칙에 기반한 금융감독서비스를 제공하자"고 말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두 수장의 회동 후 배포한 공동 보도자료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업무를 수행할 때 공정성을 유지하고 투명성을 확보하며 금융기관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한 '금융위원회 설치에 관한 법률 제2조'를 기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종 현안마다 엇박자를 내며 갈등을 빚어온 양 기관이 앞으로는 협력하며 시장 친화 정책을 펴겠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라고 이번 회동 배경을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고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금융협회장들이 전날 개인이 아닌 금융사를 제재하는 식으로 지배구조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한 데 대한 답변이다. 앞서 법원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책임을 본인에게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며 낸 소송에서 손 회장 손을 들어줬다. 내부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지배구조법을 들어 손 회장에게 중징계를 내린 금융감독원 결정에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고 위원장은 "여러 일을 계기로 제도적 측면을 다시 보겠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손 회장에 대한 항소 여부와 관련해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며 "금융위와 잘 협조해 결론 내겠다"고 답했다. 이번 판결로 금융사 CEO 제재 기조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냐는 질문에 "검토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한편 두 수장은 가계부채 및 가상자산 등 각종 위험요인에 대해 선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위는 고 위원장과 정 원장이 "급증한 가계부채 등 우리 경제에 누적된 잠재리스크 뇌관을 미리 제거하고, 가상자산사업자 신고가 임박한 가운데 금융디지털화 진전에 따른 다양한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위험요인 발견 시 공동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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