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벤처붐’ 확산…4대 그룹도 전방위로 힘 보탠다

석유선 기자입력 : 2021-08-28 06:00
삼성·현대차·SK·LG, 사내·외 벤처 육성...소셜벤처에 '착한 투자'도
문재인 정부가 제2 벤처 붐을 계속 확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도 스타트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4대 그룹은 구성원들의 혁신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사내 벤처를 키우는 동시에 이를 독립시켜 공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사외 스타트업까지 범위를 확장해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제공]

 
삼성전자, 240조 투자 베팅...'C랩'으로 스타트업에 과감한 투자 예고
삼성그룹은 지난 24일 단일 기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240조원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스타트업 투자 계획을 분명히 했다. 핵심은 자사의 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Creative Lab)’ 사업의 저변 확대다.

2012년부터 사내 벤처 육성을 위해 ‘C랩 인사이드’를 운영해온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300여개 과제에 130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2015년 8월부터는 C랩 스핀오프 제도를 통해 우수한 C랩 인사이드 과제들이 스타트업으로 창업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2018년부터 C랩을 외부로 확대한 ‘C랩 아웃사이드(사외 벤처)’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확장한 일등 공신이다. 그동안 C랩 아웃사이드로 육성한 202개의 스타트업은 총 2000억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이 중 10개사는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고, 7개사는 CES 혁신상도 받았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3년까지 C랩 인사이드 200개, 외부 스타트업 육성 300개 등 총 500개의 사내·외 스타트업 과제 육성을 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기존 세트(가전, 모바일) 부문 외에 DS(반도체) 부문에도 적용하고, 외부 스타트업 성장 지원을 위한 C랩 아웃사이드는 초기 스타트업 외에 예비 창업자들에게도 기회를 주기로 했다. 또한 전국적인 창업 분위기 조성을 위한 ‘스타트업 데이’를 운영하고, 비영리 부문에서도 ‘청년 활동가 지원 프로그램’을 개설해 다양한 분야의 청년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C랩을 통해 창업에 나서는 3개 과제 참여 임직원들이 한데 모여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현대차, 지영조 사단 중심으로 '미래형 모빌리티' 투자 확대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발탁한 지영조 사장이 2017년 2월 합류하면서 스타트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 사장은 정 회장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전략기술본부에 CVC(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팀과 CorpDev(기업 발전)팀을 만들어 스타트업 투자 전문가와 투자은행(IB) 업계 출신을 다수 영입, 다방면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특히 2018년부터 ‘제로원 액셀러레이터(ZER01NE ACCELERATOR)’ 프로그램을 가동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 주력 투자 분야는 그룹의 특성에 맞게 혁신적인 미래형 모빌리티 사업에 방점을 찍고 있다.

2018년 3월 100억원 규모의 제로원 펀드를 처음 조성해 그해에만 총 33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부릉'으로 유명한 메쉬코리아에 225억원을 투자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2019년에는 제로원 펀드에 19억8000만원을 추가 투입해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 올룰로에 30억원을 투자했고, 사내 벤처인 엠바이옴, 튠잇, 폴레드 등을 사외로 분사해 자금을 지원했다.

2020년에는 사내 벤처를 사외로 분사하는 데 더 많은 역량을 집중했다. 젠스웰을 비롯해 포엔 , 코코넛사일로, 원더무브, 글루리, 피트릭스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2월에는 KDB산업은행과 함께 745억원 규모의 '제로원 2호 펀드'를 조성,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모빌리티 분야 중소벤처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SK, ESG 경영 포커스...소셜벤처에 '착한 투자'
SK그룹은 ESG 전도사인 최태원 회장의 의지에 따라 소셜벤처에 집중하고 있다. 그룹의 투자 전문회사인 SK㈜는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기업 대상의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ment)’를 확대하며 ESG 투자에 역점을 두고 있다.

임팩트 투자란 환경, 빈곤, 교육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사업에 투자하는 일명 ‘착한 투자’로 불리며 최근 ESG 경영의 대두로 인해 급격한 성장세다. 글로벌 임팩트 투자 네트워크(GIIN, Global Impact Investment Network)에 따르면, 임팩트 투자 규모는 2015년 70조원에서 2019년 약 830조원으로 10배 이상 성장했다. 한국은 2018년 사회적 금융 활성화 방안이 발표된 이후 지난해까지 3년간 5000억원 규모의 펀드가 조성되는 등 성장세가 뚜렷하다.

SK㈜는 지난해 2월 소외계층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디지털 교육 벤처기업 ‘에누마’ 투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취약계층 고용, 장애인 이동권, 환경 분야에서 3개 소셜벤처를 추가 선정했으며 임팩트 투자 총규모는 약 100억원에 달한다.
 
LG,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전진 기지로 전 계열사 투자 잇달아
LG그룹은 서울 강서구 마곡의 LG사이언스파크에 개방형 연구공간 ‘오픈랩’을 설치, 국내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전진 기지로 삼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는 LG가 총 4조원을 투자해 2018년 가동했는데, 초기 입주 조건은 LG 계열사에만 국한돼 스타트업에 내부 공간을 무상 임대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LG는 이 부분에 대한 규제 해소를 건의해,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 간 협의에 따라 스타트업도 입주할 기회를 열었다.

약 400평 규모의 ‘오픈랩’에 입주한 스타트업은 임대료 및 관리비 절감은 물론 LG사이언스파크 내 3D 프린터, 물성분석기기 등 첨단 연구 시설 등도 사용할 수 있다. 또 LG로부터 R&D·마케팅·회계·법무 컨설팅도 받을 수 있고, 계열사와 연계 사업화도 추진할 수 있다.

현재 오픈랩에는 카찹 외 교통정보 수집 플랫폼 개발 업체 ‘위드라이브’, 홈·오피스 공간 증강현실 솔루션 개발 업체 ‘이해라이프스타일’, VR 게임용 실감 콘텐츠 개발업체 ‘룩슨’, AI 활용 신약후보 물질 발굴 업체 HITS 등 11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서울 마곡동에 있는 LG그룹의 첨단 연구단지 'LG사이언스파크'. [사진=LG 제공]


LG그룹의 각 계열사도 스타트업 지원에 적극적이다. LG전자는 지난 4월 미래에셋그룹과 국내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할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신성장산업 공동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각각 500억원을 출자해 전기차 에코시스템, 디지털 헬스케어, 데이터 관련 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 분야에 전략적 투자를 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기술과 창의력을 겸비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드림 플레이' 프로그램을 운영, 기술 멘토링 및 LG디스플레이와 협력 기회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스타트업, 중소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을 꾸준히 실시해왔다. 또한 국내외 스타트업과 중소 벤처기업들이 자유롭게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와 기술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개발해 상용화할 수 있도록 '5G 이노베이션 랩'을 서울 마곡사옥에 개관했다.

㈜LG는 지난달 ‘카카오T’ 운영사인 카카오모빌리티에 1000억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주행 데이터 확보 및 배터리 교환, LG전자 전기차 충전 솔루션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 신사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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