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를 찾아서]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자발광’으로 시장 선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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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1-08-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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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업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차이는 그 기업에 소속돼 있는 사람들의 재능과 열정을 얼마나 잘 끌어내느냐 하는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토마스 제이 왓슨 전 IBM 회장이 남긴 말이다. 기업 구성원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은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의 역할이다. 이는 곧, 기업(Company)은 리더(Chief)의 역량에 따라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기업에서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아주경제는 기업(Company)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C(Chief : CEO or CFO or CTO)에 대해 조명해보려 한다. <편집자 주>

“삼성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퀀텀닷(QD), 발광다이오드(LED) 등 다양한 자발광 기술을 바탕으로 중소형과 대형을 아우르는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제공,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입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사장)는 지난 5월 개최된 ‘디스플레이 위크 2021’에서 기조 강연을 통해 앞으로의 사업 비전을 공개했다.

‘메타버스와 디스플레이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풀어나간 최 대표는 자발광 기술 솔루션을 바탕으로 한 차원 높은 고객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크기와 디자인 측면에서 모두 한계를 뛰어넘어 디스플레이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다.

최 대표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QD디스플레이다. 그는 2019년 10월 삼성디스플레이가 QD디스플레이로 ‘대형 기술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한 직후인 지난해 초 대형사업부장에 선임됐다.

그해 말 정기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된 그는 취임 일성으로 격이 다른 상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한 ‘회사 모든 부분의 최적화’를 언급했다.

최 대표는 “연구소가 작품을 만들면 개발·제조 부서가 이를 제품으로 만들고, 영업·품질 부서는 고객의 사랑을 받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제조업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그가 전체 기업의 유기적인 협력을 강조하는 데 다양한 기업과 분야를 거친 그의 이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전자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하이닉스, 마이크론, 삼성전자 등 다양한 회사를 두루 거쳤다.

삼성전자에서도 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장,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DS부문 미주총괄을 역임하면서 기술, 전략, 총괄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한 ‘멀티 플레이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QD디스플레이 개발에도 그의 이런 신념이 반영됐다. 최 대표를 필두로 전사가 제품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객사 확보에 주력한 것.

삼성디스플레이는 그 결과 지난해 12월 QD 라인 시험 가동에 돌입, 올 연말 본격적인 양산을 앞두고 있다.
 
OLED 채용 늘어난 노트북...스마트폰과 ‘양대산맥’ 구축 나서
최 대표는 중소형 디스플레이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트북용 OLED 패널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 “올해 13.3인치형부터 16인치형까지 화면 크기와 세부 사양을 다양화해 10종 이상의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노트북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자사 OLED 제품에 사용할 새로운 브랜드 ‘삼성(Samsung) OLED’라는 브랜드를 론칭하고 로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이후 비대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고화질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위주로 채용되고 있는 노트북 디스플레이를 새로운 수요처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해 ASUS, 델, HP 등 글로벌 노트북 제조업체들이 OLED 노트북 제품을 확대하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보다 5배가 넘는 판매량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최 대표는 스마트폰용 OLED 분야에서도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 187억 달러(약 22조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옴디아 발표 기준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79.4%에 달한다.

그럼에도 삼성디스플레이는 한 발 앞선 기술력으로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Z폴드3’에 탑재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공급했다. 이 제품에 탑재된 OLED 패널은 ‘저전력 패널’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에코스퀘어 OLED(Eco²OLED™)’라는 기술이 적용된 이 패널은 편광판을 대신할 패널 적층 구조를 개발해 빛 투과율을 33% 높여 소비전력을 기존 패널보다 최대 25% 낮춘다.

편광판은 패널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이 반사되는 것을 방지해 디스플레이 시인성을 높여주는 부품이다. 일반적으로 빛은 편광판을 통과하면 밝기가 50% 이상 감소해 광 효율이 떨어진다.

갤럭시Z폴드3에 탑재된 OLED 패널에는 카메라 모듈을 디스플레이 패널 하단에 배치하는 UPC(Under Panel Camera) 기술도 적용됐다.

UPC 기술은 패널 일부분을 동그랗게 잘라내 카메라 렌즈를 노출하던 기존의 방식과 달리 패널 밑에 카메라 모듈을 배치해 필요한 때만 카메라를 작동시키도록 한다.

이를 통해 동영상을 시청하는 등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화면 전체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에코스퀘어 OLED 덕분에 패널 하단의 카메라 모듈까지 전달되는 빛의 양이 늘어나 UPC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신기술이 오포, 비보, 구글 등 다양한 스마트폰 제조사의 폴더블 스마트폰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중국 동관 공장에서 한 직원이 고객사에 공급할 노트북용 OLED 제품의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소통의 리더십’ 눈길...상반기 실적도 ‘합격점’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 사이에서 최 대표는 ‘커피 쿠폰 주는 CEO’라는 인식이 강하다.

사내에서 마주치는 직원들에게 자신이 직접 그린 캐리커처가 담긴 봉투에 ‘커피 쿠폰’을 넣어 선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직원들은 최 대표의 쿠폰을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커피 한 잔 마시듯이 편하게 소통하고 싶은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최 대표는 기흥캠퍼스, 아산 1·2캠퍼스, 천안캠퍼스를 찾아 릴레이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직원들과 직접적인 교감·소통을 하고 싶다는 그의 의중이 반영됐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어떤 질문도 피하지 않고 솔직하게 답변하는 최 대표의 모습에 다음 간담회를 기다리는 직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정기인사를 통해 CEO 자리에 오른 최 대표는 올해 상반기 경영 성적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 13조7900억원의 매출액과 1조6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올랐고, 지난해 100억원에 그쳤던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64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하반기에도 주요 스마트폰 고객사의 신제품, OLED 패널이 탑제된 IT 제품 등 출시를 앞두고 있어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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