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시대, 제2의 전성기 맞은 '태양광 산업'...우리기업 진출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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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8-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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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기업의 무덤으로 불렸던 태양광 산업이 세계적인 탄소중립 요구와 함께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태양광은 향후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의 3분의2를 담당할 것을 전망하는 만큼 우리 기업들이 미국, 인도, 베트남, 호주 등 신재생에너지 유망국가를 중심으로 공급망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재생에너지 3분의2 '태양광' 전망...시장 전망 '매우 맑음'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5일 발표한 ‘글로벌 태양광 시장동향 및 우리 기업 진출 전략’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 중 태양광의 비중은 전체의 절반을 넘는 54%를 기록했으며 투자 규모 면에서도 태양광이 전 세계 재생에너지 투자의 44.8%인 1265억 달러(약 144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주요 국가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신규 설비계획’에 따르면 2030년에는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의 63.8%를 태양광(460GW)이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 공급망은 크게 업스트림(Upstream), 미드스트림(Midstream), 다운스트림(Downstream)으로 구분된다.

업스트림 부문은 소재 및 원재료 공급에 가까운 폴리실리콘, 잉곳, 웨이퍼를 포함하고 미드스트림 부문에는 태양전지, 태양광 모듈이 해당한다. 다운스트림은 태양광발전소 설치·시공·유지보수 시장으로 구성됐다.

세계 태양광 공급망 전반에서 중국 기업의 점유율이 높게 나타난다. 중국은 폴리실리콘 분야에서는 63%의 점유율을 가졌으며 잉곳(95%), 웨이퍼(97%), 전지(79%), 모듈(71%) 등 전 분야에서 압도적 비율을 점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OCI가 폴리실리콘을 생산했지만 수익성 악화로 국내 공장을 중단했고, 한화솔루션도 국내 폴리실리콘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잉곳 및 페이퍼를 생산했던 웅진에너지는 결국 상장폐지의 길을 걸어야 했다. 이렇듯 과거 우리 기업들은 업스트림과 미드스트림 부문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를 이기지 못해 무너져야 했다.

하지만 최근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고 동남아, 오세아니아를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설비 확대가 늘고 있어 우리 기업에도 다시 기회가 왔다.
 
유망 시장은 미국·호주·인도·베트남...아직은 중국 텃밭
우선 미국은 모든 산업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의 대미 태양광 산업 수출이 증가 추세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태양전지 수출액은 2억7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우리나라 태양전지 총수출의 92.8%에 달하는 액수다. 모듈 수출 역시 6억1600만달러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 비중이 56.9%다. 

중국에 이어 태양광 설비 세계 2위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을 기점으로 관련 산업이 더욱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은 전지 및 모듈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시행 중인데, 최근 미·중 갈등 심화로 인해 대중국 무역 압박은 더욱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의 경우는 인구 대비 태양광 설비는 전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가장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진 시장으로 평가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2025년 태양광 발전량 전망’에 따르면 인도의 태양광 발전 용량은 지난해 기준 71TWh에서 2025년 170TWh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인도의 태양광 설비 연평균 증가율은 발전용, 상업용, 가정용 모두 30%를 상회했다.

다만 인도의 태양광 설비 비용은 주요 국가보다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kW당 134.6달러를 사용하는 것과 비교해 인도는 3분의1 수준인 49.4달러를 사용하고 있다. 급격한 태양광 발전량 증가에 따라 저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낸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인도 역시 2018년 7월부터는 중국산 태양광 셀과 모듈에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베트남은 아세안 태양광 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아세안 신규 태양광 설비의 80% 이상을 베트남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기준 16.6GW 수준이었던 태양광 발전설비 용량을 2045년까지 55.1GW로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베트남 역시 급격한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으로 태양광 설치 가격을 꾸준히 낮추고 있다.

오세아니아에서는 호주가 가정용을 중심으로 한 태양광 유망 시장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호주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은 2019년 대비 3.7%포인트 증가한 27.7%를 기록했다. 이 중 태양광은 풍력(35.9%)에 이은 35.8%를 기록해 2위에 올랐다.

호주 태양광 설비의 특징은 가정용 설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호주의 용도별 태양광 누적 설비 용량은 가정용이 51.3%로 가장 높았고 발전용(35.4%), 상업용(11.8%) 등이 뒤를 이었다.

호주의 태양광 발전 설비 중 가장 높은 비용을 차지하는 것은 모듈로 전체 수입의 86%를 중국에 의지하고 있다. 대한국 모듈 수입 비중은 6.8% 수준이다.
 
고효율 경쟁력 유지하고, 신시장 공급망 확대해야
무역협회는 이 같은 태양광 산업 유망 국가의 실정을 반영해 우리기업의 진출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미드스트림에서의 경쟁력은 유지하면서 고효율 가정용 태양전지를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미국과 호주의 경우 중국과의 외교갈등이 심화하면서 적극적으로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들 국가의 특징은 가정용 태양광 발전 설비 비중이 높다는 것인데, 우리 기업이 고효율을 무기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면 중국의 수출 점유율을 충분히 뺏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력 품목을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됐다. 무역협회는 업스트림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OCI 국내 공장 철수에서 나타나듯 보조금 및 규모의 경제로 원가절감에 성공한 중국 기업과 시장 내 경쟁이 어렵기 때문에 관련 정부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다운스트림 부문 확장과 관련해서는 발전솔 건설, 설계·조달·시공(EPC)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업-미드-다운스트림으로 이어지는 안정적 수요 창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는 또 동남아 신시장 진출을 위한 시장 수요 및 실정을 면밀히 조사하고 관련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전력망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베트남, 인도 시장 상황에 맞춰 ‘스마트 그리드 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태양광 시장 진출 등 전략이 언급됐다. 

조의윤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원가절감에 성공한 중국 기업이 글로벌 태양광 산업을 주도하고 있으나 미국, 인도 등 중국과 갈등을 겪는 국가를 중심으로 우리 기업의 진출 여력이 점차 확대될 수 있다”며 “탄소국경세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태양광 시장은 지금보다 더욱더 빠르게 성장할 전망인 가운데 차세대 고효율 전지 개발 등 기술력 향상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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