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판 아마존 꿈꾼다...안성우 직방 대표의 창업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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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1-08-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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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계사 시험 준비하며 자취방 구하던 경험 바탕으로 부동산 플랫폼 창업

  • 원룸, 아파트 시장 석권하고 종합 '주거' 서비스 플랫폼으로 제2도약

안성우 직방 대표, 한국프롭테크협회 의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직방은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가진 스타트업이다. 2012년 원룸 중개 서비스로 시작해 온라인 부동산 시장을 개척한 뒤 아파트, 빌라, 원룸, 오피스텔, 상가 등에 대한 가격 빅데이터를 구축해 국민 부동산 앱으로 등극했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직방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비대면 부동산 중개 서비스에 대한 수요자들의 갈망이 커지면서 이를 겨냥한 종합 플랫폼을 구축해 온·오프라인 부동산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목표다. 이런 직방의 중심에는 안성우 대표가 있다. 직방 창업자이자 국내 프롭테크 업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안 대표의 스토리를 정리했다.

◆회계사, 개발자, 벤처투자 심사역...'직방' 꽃으로 만개하다

부동산 프롭테크 기업인 직방의 강점은 빅데이터다. '발품' 대신 '손품'을 파는 MZ세대를 겨냥해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 다양한 부동산 상품에 대한 가격 정보와 분양 현황 등 방대한 데이터를 갖추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학군, 동네, 갭가격추이, 부동산 수익률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부동산 앱 '호갱노노'를 인수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다.

코로나19 시대에 맞춘 새로운 프롭테크 모델인 '온택트파트너스'도 최근 출시했다. 수요자들은 직방이 만든 앱에서 가격을 비교한 뒤 호갱노노에서 동네 정보를 얻고, 최근 출시된 VR홈투어를 통해 마음에 드는 집에서 가상으로 살아볼 수도 있다. 클릭 한 번으로 매물 검색부터 지역 탐방 등은 물론 직접 살아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일조량, 전망 등을 구석구석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직방을 만든 안성우 대표는 서울대 통계학과 출신이다. 2010년 직방을 창업하기 전 공인회계사, 게임개발자, 벤처투자 심사역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회계사 시험 공부를 하던 시절, 발품을 팔아 자취방을 구하던 경험은 직방 창업의 바탕이 됐다. 이후 회계법인에서 일하며 기업체 운영에 대한 실무를 익혔고, 벤처캐피털에서 투자자문 업무를 하면서 소위 '될 사업·될 기업'에 대한 감을 익혔다. 개인적 경험과 걸어온 이력은 직방을 창업하면서 꽃을 피웠다.

직방이 내놓은 온택트 파트너스를 보면 안 대표가 어떻게 프롭테크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지 엿볼 수 있다. 온택트 파트너스는 부동산 거래에서 주거 관리까지 '주거'에 관련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앞으로 직방 앱에서는 이를 통해 아파트를 3D로 둘러보면서 정확히 몇 동 몇 호가 매물인지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매물을 클릭해 내부를 VR로 둘러보고, 시간대별 일조량을 확인한다.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들과 중개업소 입장에서는 '온택트 임장'이 가능해 매물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사업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아파트 입주민들의 월세 납부, 청소, 집 보수, 인테리어, 보안 등 다양한 주거 편의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집' 서비스도 시작한다. VR홈투어와 3D단지 투어를 통해 안방이나 거실에서 어떤 뷰가 보이는지, 단지 앞 학교의 하굣길이 얼마나 내려다보이는지 등도 온라인에서 확인 가능하다. 실제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방문하지 않아도 분양지의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모바일 모델하우스 사업도 시작한다.

안 대표는 사내 문화 혁신에도 적극적이다. 혁신적인 사고는 유연한 근무 형태에서 발현된다는 생각에 지난 2월 국내 스타트업 최초로 오프라인 오피스를 폐지하고 클라우드 워킹(Cloud Working, 원격근무) 체제를 전면 도입했다. 직원들은 집, 카페, 직방라운지(거점오피스) 등 원하는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일하고 있다.

또 원격 근무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메타버스 협업 툴 '메타폴리스(Metapolis)'를 개발하기도 했다. 직방 직원들은 메타폴리스에서 팀별 책상에 모여 업무를 보고 회의를 하며, 메타버스 공간에서 오프라인 근무와 같은 업무 몰입감을 경험하는 중이다.

"내 경험 살려 젊은 창업가들 돕겠다"...프롭테크 든든한 '큰형'

안 대표는 현재 프롭테크 업계를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다. 한국프롭테크포럼을 조직해 의장을 맡고 있고, 쓸 만한 프롭테크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벤처캐피털도 설립했다.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소통채널을 만드는 동시에 기술 활성화 및 후배들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평소 그는 "시장과 상품에 대한 확신이 있는 젊은 창업가들의 여정에 내 경험이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한국프롭테크포럼은 지난 2018년 11월 비영리 임의단체로 출범해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로부터 공식 인가를 받아 비영리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출범 초기 26개 회원사로 출범했지만 매월 가입을 희망하는 업체들이 50여개씩 늘더니 3년 만에 275개 회원사를 돌파했다. 직방을 비롯해 건축설계, 블록체인, 디벨로퍼, 시공사, 금융업, 통신업, 글로벌부동산컨설팅 등 다양한 업종에서 참여하고 있다. 안 대표는 3년째 포럼 의장을 맡아 프롭테크 산업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사업만 하기도 빠듯한 시간에 왜 이런 모임까지 주도하느냐는 질문에 안 대표는 "건설사들의 경우 기존에는 스타트업, IT 분야에 투자를 하더라도 일회성에 그치거나 외주를 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포럼에서 건설업과 스타트업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만나서 얘기하다 보면 과거에 풀지 못했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기도 하고, 기업 간 새로운 기술과 비전을 경험하면서 제휴, 투자 등도 부담 없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서로 다른 문화, 연령대, 비전 등이 상이한 기업들이 교류하면서 아이디어, 기술, 인력 등에 대한 수평적 이동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혁신"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플랫폼이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변화하는 세상을 따라 플랫폼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직방은 비대면 서비스가 일상화되면서 손쉽게 부동산 거래를 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살 직방과 안 대표의 도전은 아직 ing(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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