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각 지하상가 10곳 중 4곳은 문 닫았다…"힘들다는 말로는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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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1-07-2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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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가 줄폐업 사태...비어가는 서울 대표 상권들

서울 대표 상권인 명동 메인 거리 상점들이 문을 닫은 모습. 임대문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박기람 기자]


"사람이 없는 정도가 아니고 퇴근 시간이 지나면 전멸이에요. 문 닫는 시간도 원래 밤 10시, 11시였는데 지금은 8시 정도면 상점 70~80%가 닫아요. 규모가 작은 가게는 하루 매출이 2만~3만원 정도입니다. 힘들다는 말도 부족하죠."(종각지하상가 상인 A씨)

27일 종각지하도상가 상인연합회에 따르면 전체 105개 점포 중 작년부터 올해까지 완전히 폐점한 점포는 30곳이 넘는다. 지난해에는 13곳이었지만, 올해 들어 벌써 20곳이 문을 닫았다. 완전히 폐업 상태인 공실률은 30%에 달하고, 임대료·관리비는 내지만 영업을 포기한 가게까지 합치면 공실률은 40%에 육박한다. 

상인 A씨는 "문을 열어도 돈이 안 되니까 임대료·관리비를 납부하고도 영업을 포기하는 가게가 많다. 직원을 안 쓰고 점주가 고육지책으로 혼자 나와서 일을 해도 임대료 걱정이 크다. 마음고생 하느니 차라리 정신적으로 편하게 문 닫고 기다리자는 심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오랜 시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유지되면서 주요 상권은 완전히 초토화 상태다. 특히 관광 상권으로 불리는 명동을 비롯, 광화문, 이태원 등 핵심 상권의 공실률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어서 상인들의 한숨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심각한 공실률 상황은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분기 명동 중대형 상가(3층 이상) 공실률은 38.4%로 전국 평균(13.0%)의 3배, 서울 전체(8.9%)의 4배를 웃돌고 있다. 

명동 상권의 공실률은 2019년 4분기까지만 해도 4.3%로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해 1분기 7.4%로 오르기 시작해 2분기 8.4%, 3분기 9.8%를 거쳐 4분기 22.3%까지 폭등했다.  

또 다른 주요 상권들 역시 공실률이 높은 상황이다. 광화문(23%), 이태원(22.6%), 논현역(19.9%), 청담(16.3%), 테헤란로(15.7%) 등 지역이 15% 이상의 공실률을 보이며 뒤를 이었다.

반면 상계역은 0.9%로 공실률이 가장 낮았으며, 뚝섬(1.3%), 구로디지털단지역(2.5%), 숙명여대(2.6%) 등도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 2분기 역시 서울 내 주요 가두상권에 여전히 높은 공실률이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CBRE는 "명동과 강남역 등 해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상권의 경우 임대인들이 공실 해소를 위해 임차인에게 제공되는 인센티브를 늘리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오프라인 상가의 패러다임이 전향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와 IT기술의 발전으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의 경쟁 체제로 이어지면서 오프라인 상가가 물류창고의 기능으로 바뀌거나 체험 매장의 성격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상가 회복세의 포인트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상가 자체가 이제는 온라인의 경쟁 상품이 됐기 때문에 기존 판매 성격이 주를 이뤘던 것에서 벗어나 기능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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