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민 한라 대표, 취임 2년 만에 체질 개선…"한라 르네상스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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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1-07-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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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핵심라인…'위기의 한라' 구원투수로 등판

  • 3년 전 적자에서…올 1분기 영업이익 272억, 실적개선세 지속

이석민 한라 대표이사 [사진= 한라 제공]


2019년 3월 이석민 대표이사가 한라 수장으로 등판, 체질 개선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리면서 한라는 최근 안정화 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의 핵심 인사로, 1995년부터 2003년까지 한라그룹 비서실장을 지내기도 했으며 한라그룹이 2008년 만도를 되찾을 때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올해로 취임 2년 차를 맞은 이석민 한라 대표는 건설사의 '본질'인 주택 수주로 실적 개선과 시공능력 평가 순위 상승까지 노리고 있다. 향후 목표는 주택 부문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디벨로퍼 역량 극대화다. 
 
이석민 대표는 누구…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핵심 라인

이 대표이사는 1957년 5월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대우그룹을 거쳐 1993년 만도기계에 입사한 뒤 1995~2003년까지 한라그룹 비서실장을 맡아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을 보좌해왔다.

2003~2008년 한라건설 기획실장을 역임했고 2008~2013년 만도에 입사해 부사장을 지냈다. 이어 2013년에는 한라인재개발원 원장, 2018년에는 한라그룹 지주회사인 한라홀딩스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가 한라홀딩스 대표에 오를 때만 해도 오너인 정 회장과 그룹계열사 사이의 중간다리 역할을 맡는다는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2018년 한라 주주총회에서 정 회장과 박철홍 사장이 물러나면서 이 대표이사는 한라홀딩스 대표에 오른 지 불과 3~4개월 만에 한라의 수장 자리에 앉게 됐다.

이 대표이사는 정 회장의 핵심 라인 중에서도 핵심 인사로 꼽힌다. 1997년 외환위기로 한라그룹이 부도를 선언했을 때에는 정 회장 곁에서 보좌했고, 경영난으로 매각했던 만도를 2008년 다시 인수하며 그룹을 재건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다.

특히 이 대표이사 취임 직전까지 한라는 최병수 전 한라 대표이사의 회계장부 조작 사건으로 몸살을 앓는 상황이었다.

최 전 대표는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비자금 156억원을 조성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전·현직 임원들과 짜고 허위 재무제표를 꾸며 공시한 혐의로 2018년부터 재판을 받아왔다. 이 사건의 여파로 한라는 2018년 10월부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정 회장은 가장 신뢰하는 인물인 이 대표이사를 한라그룹 주력 계열사인 한라의 대표 자리에 앉히고 구원투수 역할을 맡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이사를 향한 정 회장의 특별한 신뢰가 작용한 셈이다.

이 대표이사는 한라의 기업 이미지 회복과 실적 개선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무거운 사명을 어깨에 얹고 임기를 시작, 2년 만에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이석민 한라 대표이사 [사진= 한라 제공]

3년 전까지도 적자 성적표…올 1분기 영업이익 272억, 실적개선세 지속
2018년에 적자 성적표를 받았던 한라는 이 대표이사 취임 이후 서서히 안정 궤도에 올라가는 모습이다. 이 대표이사가 취임 초부터 강력한 체질 개선을 주문한 이후, 한라의 매출 실적과 컨센서스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라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올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소폭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28.8%, 당기순이익도 133억원에서 185억원으로 38.8%라는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주택부문 호조와 종속회사들의 양호한 매출 시현·수익성 개선에 따라 전 부문 실적개선이 이뤄진 셈이다.

수주잔고는 2019년 2조9000억원, 지난해 3조8000억원, 올해 1분기 말 3조9000억원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신규 수주 증가로 향후 3~4년간 매출이 증가한다고 예상되며 이자보상배율은 3배 이상으로 재무구조에서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이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라는 작은 투자로 고효율을 내는 우리만의 체질개선을 이뤄냈고, 건설사업 이외에 자회사들이 운영하는 골프장과 항만사업 등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달성했다. 앞으로 5년, 시장은 한라를 주목해야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에 힘입어 한라의 신용등급은 'BBB0'(긍정적)에서 'BBB+'(안정적)로 상향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4월 한라의 121회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상향한다고 밝히면서 기업어음 및 전자단기사채 등급도 'A3'에서 'A3+'로 상향했다.

또한 한라는 최근 골프장 세라지오CC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우량회사 M&A 및 스타트업 회사 투자 등 신규사업 추진에 동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앞서 한라는 펀드를 통해 한국자산평가에 투자하는 등 건설 이외의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동산정보 스타트업인 '디스코'에 투자해 프롭테크 시장에 진출했으며 국내 유일의 기체분리막 양산 전문기업인 '에어레인'에 3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며 그린뉴딜 시장에도 진출한 바 있다.

 

이석민 한라 대표이사(오른쪽)가 지난해 11월 품질안전캠페인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한라 제공]

향후 목표는 "주택 부문 포트폴리오 다각화, 디벨로퍼 역량 극대화"

이 대표이사는 향후 목표로 주택 부문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디벨로퍼 역량 극대화를 내세웠다. 한라는 올해 1만1000가구를 분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공급 실적(3452가구)의 3배 물량으로, 창사 후 최대 주택 공급 목표다.

그는 "수준 높은 상품성으로 우리는 분양성공을 확신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실적을 달성할 계획"이라며 "이에 더해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무엇보다 회사의 미래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것이 주가에 가장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한라는 기존 취약했던 정비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상품·브랜드 개발에도 더욱 주력하고 있다. 스마트홈과 친환경 건축 아이템들을 발굴하고 새로운 평면과 조경을 도입하고 있으며, 상품과 지역의 특성에 맞는 브랜드 개발에 투자를 확대 중이다.

이 대표이사는 한라의 미래성장동력으로 디벨로퍼 역량 극대화를 내세우기도 했다. 입찰-수주-시공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다. 한라는 이를 위해 내부역량 강화와 네트워크 확보를 수년간 지속해오고 있으며, 주택과 민자 SOC 부문에서 결실을 보고 있다.

2013년 사명을 한라건설에서 한라로 바꾸면서 비건설 사업부문을 확충하고자 했고, 지금은 골프장과 물류, 항만운영을 담당하는 자회사들이 오랜 시간을 거쳐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이에 더해 투자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바이오가스·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다양한 크리에이터와 연계해 도심지 내 기존 공간의 가치를 재구성해내는 공간재창조플랫폼사업과 물류창고의 임대효율을 극대화하는 스마트물류플랫폼사업도 추진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라는 또 다른 목표로 시공능력 평가순위 상승을 꾀하고 있다. 2015년까지도 시공능력 평가순위 17위에 달했던 한라는 지난해 기준으로 36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호조로 매출과 영업이익 부문 전망은 낙관적이어서 올해 순위는 31위권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라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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