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오늘 협상 마지노선... "줄 것 다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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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1-07-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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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가 20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의 최종 담판에 나선다. 노사가 목표했던 여름휴가 전 타결을 위해선 이번 주가 양측 임단협 협상의 사실상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서로간에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 노조는 결국 파업에 나설 전망이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공식적으로 수장에 오른 지 약 3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정 회장이 분쟁보다는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왔던 만큼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현대차 사측은 당초 입장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노조에 낼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지난 16일 꺼내놨다. 기본급 월 5만9000원 인상, 성과금 125%+350만원, 품질 향상 격려금 200만원, 무상주 5주, 복지 10만 포인트 등이다.

1차 제시안보다 기본급 9000원, 성과금 25%+50만원, 무상주 5주 등이 추가된 것이다. 현대차로서는 주식만 따져도 800억원 규모의 부담이 느는 셈이다. 나머지 모두를 포함하면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노조는 이마저도 거부한 상태다. 자신들이 요구한 기본급 월 9만9000원 인상과 연 순이익 30%의 성과금 지급 등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노조는 핵심 협상안으로 만 64세 정년 연장, 국내 일자리 유지를 위한 미래산업 협약 등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정년 연장 등을 받아들일 수 없지만, 파업도 방치할 수 없다. 이미 코로나19 재확산과 반도체 수급난으로 차량 출고 적체가 심하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상반기에만 7만대가량의 생산 손실이 있었다.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사전계약 물량을 사실상 올해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 등은 출고 대기 기간이 6개월 이상까지 늘어나, 중고차가 신차보다 비싼 기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파업이 가시화될 경우 상반기 물량 손실을 만회하려 했던 계획도 무산된다. 최근 5년 내 현대차 노조의 파업 일수가 가장 길었던 2016년(24일)의 경우 생산 차질이 무려 14만2000대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정점을 찍은 국내 수입차 판매량(15만9386대)과 맞먹는 수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 노조가 고용안정을 올해 임단협의 주요 안건으로 올렸지만, 사측의 그간 노력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잇따른 구조조정 속에도 현대차는 오히려 직원을 늘렸다는 게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 노사가 명분 싸움을 하고 있지만, 나올 수 있는 내용은 이미 다 나왔다”며 “사측이 이번 주 제시안을 보완하면 다음달 첫주인 여름휴가 전까지 임단협 타결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름휴가 전까지 임단협을 마무리하려면 현대차 노사는 이번 주 중 타협안을 마련해 다음 주에 찬반 투표를 거쳐야 한다. 노조는 일단 20일까지 집중 교섭을 벌인 후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어 향후 투쟁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13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한 송철호 울산시장이 이상수 지부장 등 노조 집행부를 만나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울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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