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칼럼] 메타버스가 쏘아올린 3차원 플랫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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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입력 2021-07-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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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최근 메타버스 광풍이 화두다. 메타버스란 도대체 뭔가. 본래 그리스어로 비욘드(beyond)란 뜻의 메타와 세계란 뜻의 유니버스의 버스를 합친 합성어다. 말하자면 이 세상을 뛰어넘는 세계 즉, 가상·초월의 세계를 의미한다. 하지만, 단순히 상상만의 가상 세계가 아니라 기술을 활용해서 현실적 공간을 구현할 수 있어서, 가상과 현실이 공존할 수 있는 3차원 3D 세계라 할 수 있다.

왜 이렇게 메타버스 인기가 폭발하고 있을까. 첫째, ‘공간기술을 활용한 현실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산업 전반에 걸쳐 비대면·디지털화가 가속화됐지만, 지금까진 감각적 효과가 거의 없는 평면적인 2D 플랫폼의 세계였다. 따라서 메타버스의 3차원 플랫폼 공간을 통해 시각·청각효과가 작동하면서 수요가 급팽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둘째, MZ(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자) 세대가 열광하고 있기 때문이다. MZ세대는 스마트폰과 함께 태어난 세대여서 디지털·모바일에 익숙하며, 모바일, SNS 등을 통한 소비자 파급효과도 엄청나다. 특히 메타버스는 MZ세대가 선호하는 게임적인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많아 그만큼, 폭발성이 크기도 하다.

셋째, 아바타도 인기요인이다. 영화 ‘아바타’로 인한 친숙함도 있지만, 아바타라는 자기 분신이 가상공간이든 증강현실 공간이든 등장하는 거여서, 그만큼 감정이입이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메타버스에 대한 로열티가 높아진다는 얘기다. 개인적으로 감정이입은 소설이나 영화 속의 주인공을 자기라고 상상하는 감정이입 1.0, 게임이나 인형 놀이처럼 자기 손을 직접 사용하는 감정이입 1.5, 자기와 닮은 아바타를 등장시키는 감정이입 2.0단계로 진화하고 있단 생각이다. 자기와 동일시하기 때문에 최근엔 아바타가 사는 주택과 일하는 가상의 부동산도 사고 파는 사례들이 나올 정도다. 끝으로 공간기술 발달도 빼놓을 수 없다.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에 이어 MR(혼합현실), XR(확장현실) 기술, AI(인공지능)와의 융합 등으로 현실감 제고는 물론, 가상과 현실 세계의 연결도 도모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의 활용범위는 어떤가. 우선 가상의 세계(virtual world)를 꼽을 수 있다. 현실과 다른 공간, 시대, 문화, 사회 등을 설정하고 그 속에 등장인물을 넣는 메타버스다. 대표사례는 게임인데, 메타버스에선 이용자가 게임 콘텐츠를 생산해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둘째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이다. 현실적인 공간과 상황에다, 가상의 등장인물, 스토리와 환경을 덧입혀서 현실을 새롭게 보여주는 메타버스다. 과거 유행했던 포켓몬고가 한 예다.

셋째, 라이프로깅(life-logging). 메타버스를 통해 각자의 삶에 관한 다양한 경험과 정보를 기록, 저장, 공유하는 세계를 말한다. 우리 생활 속에서 익숙한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이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넷째, 거울의 세계(mirror world)다. 현실 세계의 정보와 구조 등을 복사, 활용하여 만드는 세계로, 각종 포털에서 운영하는 지도와 길 찾기 서비스, 음식배달 앱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대표사례로는 구글 어스(Google Earth). 이는 세계 전역의 위성사진을 모두 수집, 업데이트하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실 세계의 모습을 반영한다.

어떤 산업에서 활발한가. 아무래도 폭발성이 큰 게임과 엔터테인먼트에서 가장 활발하다. 대표 기업은 일명 ‘초통령 게임’으로 세계적 유명세를 타고 있는 미국의 로블록스.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 젊은 층에게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온라인교육에 시청각적 현실감과 재미를 가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산업에도 파급력이 커지고 있다. 혁신적인 온라인교육으로 널리 알려진 샌프란시스코의 ‘미네르바스쿨’도 메타버스를 이용한 가상대학의 일례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의료헬스, 금융, 유통업계 등 거의 전 산업에서 메타버스 활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인공지능과의 융합으로 현실화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인공지능으로 유명한 기업 엔비디아가 가상공장 ‘옴니버스 플랫폼’상에서 다양한 산업과의 융합 실험을 하는 것도 메타버스 활용이라고 한다. 그만큼 메타버스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얘기다.

주식시장에서도 메타버스가 최대 테마주 중 하나다. 글로벌 대장주는 단연 미국의 메타버스 게임플랫폼기업인 로블록스. 미국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절반이 로블록스에 열광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네이버(제페토), 한빛소프트, 선인시스템, 엠게임 등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메타버스펀드들이 늘고 있고, 조만간 메타버스 상장지수펀드(ETF)도 출시될 전망이다.

예상효과 내지 전망은 어떤가. 우선 긍정적 효과로는 거의 전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하나의 거대한 신산업과 그에 따른 고용 창출효과가 기대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의하면 메타버스 세계시장규모는 2020년 957억 달러(약 110조원)에서 2030년엔 1조5429억 달러(약 1770조원)로 16배 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부정적 효과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지나치게 가상에 몰입해서 현실도피 성향이 커진다든지 메타버스 내에서의 절도, 범죄가 현실 세계로 이어질 위험 등을 꼽는다.

아무튼 메타버스의 등장으로 3차원 플랫폼시대가 개막됐다. 공간기술의 발달과 아바타 등 자기몰입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데다, 빅데이터, 인공지능과의 융합으로 모든 산업과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확장성도 엄청나다. 현 산업에서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위한 테스트 마켓이나, 경우에 따라선 현재 세계 각국이 고민하고 있는 가상화폐의 테스트베드로 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정유신 필자 주요 이이력 

▲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 전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 금융위 혁신금융심사위원 ▲ 중국자본시장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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