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콕을 비롯한 6개 도·현에서는 12일부터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의 영업시간이 오전 4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제한된다. =태국 방콕 (사진=NNA)]
태국 정부는 9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이 심각한 10개 지역에 대해 록다운(도시봉쇄)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적용기간은 12일부터 25일까지 최소 14일간. 이 기간동안 야간외출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불요불급의 도시경계를 넘는 이동이 제한된다. 정부기관과 민간기업에 대해서는 최대한 재택근무를 도입하도록 요청한다. 특히 6개 지역에서는 상업시설이 폐쇄되고, 음식점과 편의점 등의 영업시간, 대중교통 운행시간이 단축된다.
정부는 10일자 관보를 통해, 전국 77개 도·현을 신종 코로나 감염상황에 따라 새롭게 분류한 내용을 공개했다. 방콕, 논타부리현, 빠툼타니현, 사뭇쁘라깐현, 사뭇사콘현, 나콘빠톰현, 나라티왓현, 빠따니현, 얄라현, 송클라현 등 10개 도·현을 감염 확산이 가장 심각한 '최고도 엄격 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들 10개 도·현은 12일부터 25일까지 최소 14일간,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외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불요불급의 도시경계 이동이 제한된다. 이미 10일부터 도시경계에는 검문소가 설치돼, 시민들의 도시경계를 넘는 이동이 제한되고 있다.
방콕, 논타부리현, 빠툼타니현, 사뭇쁘라깐현, 사뭇사콘현, 나콘빠톰현에서는 이러한 행동제한 조치와 함께, 음식점 영업시간을 오후 8시까지만 허용하며, 음식점 내 취식 및 주류제공 금지조치를 계속 유지한다. 쇼핑몰, 백화점 등 상업시설의 영업시간도 오후 8시까지로 제한되며, 상업시설 내의 업종 중 음식점, 슈퍼마켓, 금융기관, 약국, 통신사 이외의 사업장은 영업을 할 수 없다.
편의점, 전통시장 등도 오후 8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으며, 기존 24시간 영업을 하는 편의점은 영업시간이 오전 4시~오후 8시까지로 단축된다. 고가철도(BTS), 지하철(MRT)을 비롯한 공공교통기관도 오전 4시부터 오후 9시까지만 운행된다.
정부기관과 민간기업에 대해서는 최대한 재택근무를 도입하도록 요청하며, 5명 이상 모이는 집회는 금지된다.
이번 제한조치가 결정되는 과정에서 태국에서는 큰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9일 오전 긴급회의를 소집해 록다운을 결정한다는 소식이 사전에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바람에, 시민들의 관심이 회의 결과에 집중됐다. 긴급회의 결과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대책센터(CCSA)'를 통해 회의 후 정식으로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현지 언론들은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발표가 되기도 전 정확하지 않은 수많은 기사를 잇따라 내놓아 시민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나타파누 외무부 대변인은 9일 저녁 회견에서, "여러 언론사가 정식발표 전에 아직 정해지지도 않은 사실을 전했다"고 지적, 정확한 정보전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CCSA는 9일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발령하고 있는 비상사태선언 기한을 기존 7월 31일에서 9월 30일까지로 연장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13일에 예정된 각의에서도 연장이 승인된다면, 비상사태선언이 연장되는 것은 이번으로 13번째다.
■ 총리, 월급 3개월치 반납
쁘라윳 총리는 9일, CCSA와의 온라인 회의에서 자신의 월급 3개월치를 반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을 구제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방콕포스트 인터넷판에 의하면, 쁘라윳 총리의 월급은 월 12만 5590바트(약 42만 5000엔)로, 내역은 급여가 7만 5590바트, 수당이 5만바트. 3개월치면 총 37만 6770바트다. 부총리와 각료 15명도 이에 동참한다는 뜻을 밝혔다.
태국에서는 인도에서 처음 특정된 변이주 '델타주'의 감염확산으로 방콕 등에서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 11일 지역사회 감염자 수는 9521명에 달하는 등 3일 연속으로 90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델타주 감염자 중에는 중증으로 악화되는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10일 발표된 사망자 수는 하루 기준 역대 최다인 91명까지 증가했다. 이 중 약 60%가 방콕 거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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