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어 배터리까지"…중국 전기차 업계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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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1-07-1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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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산·판매 급증에 배터리 공급 부족

  • 니오 회장, "2분기 7500대 생산 차질"

  • 상반기 62조원 투자, 생산 확충 나서

  • 원자재 공급·가격 불안이 발목 잡아

배터리 수급 불안에 시달리는 전기차 업체들이 배터리 생산업체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있다는 내용의 CCTV 보도. [사진=CCTV 캡처]


올해 신바람을 내던 중국 전기차 업계가 배터리 공급 부족이라는 최대 악재를 만났다.

단기간 내에 해결이 어려운 문제인 데다 배터리 원자재 값까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어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전기차 생산·판매 급증에 배터리 공급 부족
12일 중국중앙방송(CCTV)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의 신재생에너지 차량 생산량 및 판매량은 각각 121만5000대와 120만6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2배씩 늘었다.

같은 기간 순수 전기차 생산량은 102만2000대로 2.3배, 판매량은 100만5000대로 2.2배 급증했다.

연간 전기차 판매량 200만대 돌파를 기대할 만큼 업황이 좋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판매량 증가가 배터리 공급 부족을 초래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 불안에 고민이 깊던 전기차 업계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됐다.

중국 최대 전기차 스타트업 웨이라이(蔚來·니오)의 리빈(李斌) 회장은 "올해 2분기의 경우 배터리가 반도체보다 더 큰 문제"라며 배터리 공급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 물량이 7500대 정도라고 밝혔다.

2분기 인도량 2만1896대의 3분의1을 넘는 수치다.
 
◆ 상반기 62조원 배터리 투자, 생산 확충 나서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기차 생산업체마다 배터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수차례에 걸쳐 "우리는 배터리 생산업체가 줄 수 있는 만큼 다 사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나 LG화학, 일본 파나소닉 등 업체를 가리지 않겠다고도 했다.

배터리 생산업체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CATL은 향후 4년간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지난달 28일 공시했다.

앞서 6월 초에는 창청자동차와 10년간 배터리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쩡위췬(曾毓群) CATL 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고객들의 납품 독촉에 못 견딜 지경"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CCTV는 "전기차 판매 감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배터리 업계는 재고를 쌓아 놓을 수 없었다"며 "올해 판매 급증을 예상하기도 어려웠다"고 전했다.

배터리 업계는 부랴부랴 생산 확충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관련 투자 프로젝트는 57건, 투자액은 3500억 위안(약 62조원)에 달한다.

CATL, 비야디(BYD)와 더불어 중국 3대 배터리 업체로 불리는 펑차오(蜂巢)에너지가 난징에 14.6기가와트(GW) 규모의 생산라인을 신설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들이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에만 3500억 위안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는 CCTV 보도 내용. [사진=CCTV 뉴스 갈무리 ]

◆ 원자재 공급·가격 불안이 발목 잡아
생산시설을 늘려도 배터리 원자재 수급 불균형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호주와 칠레, 아르헨티나 등의 리튬 수출이 줄었고 망간, 코발트, 니켈 등 다른 원료도 공급이 둔화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배터리 양극재의 주요 원료인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t당 3만8000위안에서 최근 8만9000위안으로 2배 넘게 올랐다.

전해질 원료인 헥사플루오로액 가격도 t당 6만4000위안에서 11만5000위안으로 급등했다.

미국이 유동성을 대거 공급하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 중 하나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전기차 배터리팩 원가 역시 15~20% 올랐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2023년 전기차 배터리 공급이 335GW로 수요(406GW)보다 18% 정도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에는 부족분이 4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 전기차 업계의 고난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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