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비트코인 폭락장 속 1시간 앱 다운...투자자 손실은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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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7-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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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집단 소송 위기에 처했다. 지난 5월 중순 암호화폐 폭락장 속에서 바이낸스의 거래 시스템이 1시간 동안 먹통이 돼 막대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직접 손실 보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낸스를 이용해 암호화폐를 거래한 700여명의 투자자들이 바이낸스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청구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낸스 그래픽.[그래픽=로이터·연합뉴스]

 
이들 투자자는 단체 채팅 서비스인 '디스코드'를 기반으로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소송 대책을 세우고 있으며 프랑스 국적의 한 변호사와 집단 소송 청구를 협력 중이다.
 
WSJ은 이탈리아에서도 다수의 투자자가 바이낸스를 상대로 유사한 집단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투자자 집단은 유럽 지역에 소재한 11곳의 바이낸스 지사 사무실에 서한을 보내고 고객 대응 부서에도 전자 메일을 발송한 상태다.
 
다만, 두 집단 모두 바이낸스의 정확한 본사가 어디인지 알아내지 못해 집단 소송 제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암호화폐를 전문으로 다루는 바이낸스는 전통적인 투자 중개사와 달리 규제를 거의 적용받지 않고 있으며, 본사 역시 불분명해 구체적인 피고 대상을 지정하기 어려운 상태다.
 
바이낸스는 조세 회피처인 케이맨 군도에 형식적인 본사를 설립했지만, 이용약관에 따르면 자사에 대한 보상 요구는 '홍콩 국제중재센터(HKIAC)'에 요청해야 한다.
 
바이낸스의 창업자이자 중국계 캐나다인인 자오창펑은 "본사를 두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며,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현지의 거래소가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HKIAC를 통한 보상 요청은 일반 개인투자자로서는 비용이 많이 들고 절차도 복잡하다.
 
그럼에도 이들 개인투자자 집단이 바이낸스에 피해 보상을 요청하려는 이유는 지난 5월 19일 바이낸스의 거래 중개 시스템이 1시간 동안이나 먹통이 되며 막대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4만 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급락하던 상황이었기에, 투자자들의 피해는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WSJ은 지난 9일 오전 10시 20분을 기준으로 바이낸스의 24시간 동안의 거래 규모가 500억7000만 달러(약 57조3852억원) 수준이었다고 언급했는데, 단순 계산을 통해 추정한 1시간 거래량만 해도 20억8625만 달러(약 2조3915억원)에 달한다.
 
특히, 급락장이나 급등장에서는 평소보다 더욱 거래가 몰리는 것을 고려했을 때 당시의 거래 규모는 이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문은 또한 바이낸스의 레버리지 선물 투자 거래를 이용한 투자자들의 피해는 더욱 극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바이낸스는 최대 125대1 비율(0.8달러의 증거금으로 100달러 가치의 암호화폐에 투자함)의 허용 중이지만, 투자한 암호화폐 시세가 증거금 이하로 떨어질 경우 자동으로 투자금을 강제 청산하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피해를 본 투자자들에 대해 바이낸스가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것도 집단 소송 움직임을 부추긴 요인이다.
 
거래 시스템 정지 사태 직후 바이낸스의 임원인 에런 공은 트위터를 통해 '자사 직원들이 피해자들에게 연락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별다른 후속 조치 없이 해당 트윗은 삭제됐다.
 
일부 투자자들은 바이낸스로부터 투자금 손실에 대한 면책 동의를 조건으로 'VIP 플랫폼' 3개월 무료 사용권을 제안받았다는 증언도 하고 있다.
 
사실상 바이낸스는 거래 시스템 부실 운영으로 인한 투자 손실에 별다른 보상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바이낸스는 최근 영국과 일본, 케이맨제도 등 각국으로부터 영업 제한 조치 등의 규제를 받고 있다.
 
최근 일본과 영국 모두 바이낸스가 자국에서 어떠한 영업 허가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바이낸스 측에 자국 내 모든 거래 활동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미국 법무부와 국세청도 바이낸스의 자금 세탁·탈세 연루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미국의 블록체인 포렌식 회사 체인어낼리시스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바이낸스에서는 범죄 행위와 연관된 자금 흐름이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보다 더 많다'는 분석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바이낸스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자오창펑.[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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