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법인세 '15% 하한' 되돌릴 수 없다"...디지털세 이어 탄소세도 도입?

최지현 기자입력 : 2021-07-11 15:40
"국제 사회의 이번 논의는 100년에 한 번 맞게 되는 조세 혁명이다. 국제사회는 이미 조세 개혁에 합의했으며, 이제는 되돌릴 수 없다."(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

주요 20개국(G20) 경제 수장들이 국제 세제 개혁안을 사실상 승인했다. 이로써 국제 최저 법인세율과 디지털세 등이 오는 2023년을 목표로 도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 동안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모인 G20 소속 각국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는 국제 세제 개혁안에 대한 역사적 합의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10일(현지시간) G20이 발표한 공동성명. [자료=G20(주요 20개국)]


이들은 공동성명(코뮈니케)에서 "수년 동안의 논의 끝에 보다 안정적이고 공정한 국제 조세 제도에 합의했다"면서 "(G20은) 다국적기업이 얻는 이익을 재분배하고 효과적인 국제 (법인) 최저한세(Minimum Tax) 도입이라는 두 가지 핵심 기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향후 각국은 최저 세율 확정과 국가 간 조세 이익 할당 방법 등의 세부 논의를 마무리 짓고 오는 10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해당 조세 개혁안을 최종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각국은 관련법을 개정하고 의회의 비준을 거쳐 오는 2023년에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목표다.

당초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인 최저 세율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 국가 경제수장은 논의를 더욱 다듬어 최대한 많은 국가의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안은 조세 개혁안에 합의한 각국이 최소 15% 이상의 법인세율을 도입하는 한편, 다국적기업에 대해서는 200억 유로(약 238억 달러) 이상의 초과수익분에 대해 최소 20%를 디지털세로 과세하는 방안이 꼽히고 있다.

다만 국제사회에서 디지털세 과세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프랑스는 디지털세의 최소 과세율을 25%로 정해야 한다면서 가장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디지털세는 구글·페이스북 등 고정 사업장이 없는 기술기업들이 본사를 등록한 국가뿐 아니라 실제 이윤을 내는 모든 국가에 세금을 부담해 각국의 조세 형평성을 실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논의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G20이 공동으로 구성한 국제 조세 개혁 협의체인 '포괄적 이행체계(IF)'는 이들 조세 개혁안을 12차 회의에 걸쳐 논의한 후 지난 1일 139개 참여국 중 130개국의 서명을 받아 공개했다. 이후 페루 정부도 서명에 합류하면서 총 131개국이 해당 방안에 동의했다.

아울러 이날 G20 회의는 '탄소 가격제(Carbon Pricing)'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공동성명에 담았다. 로이터는 G20 공동성명에 탄소 가격제가 언급된 것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탄소 가격제는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 배출을 비용으로 간주하고 배출권 거래 제도 또는 탄소세 등의 시장주의적인 정책을 도입해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유도하는 정책 수단이다.

한편 NYT와 FT 등 외신은 이번 회의에서 당초 예상과는 달리 미국의 조세 개혁안 합의 압박이 거세지 않았다고도 평가했다.

이날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개혁안으로 "각국이 최저 세금 경쟁을 종식하고 재정 수입을 늘리게 될 것"이라면서 "G20이 아일랜드와 헝가리를 포함한 비(非)지지국들의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모든 국가의 동의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대표적 조세 회피처로 꼽히는 바하마와 스위스 등은 15% 최소 법인세율 도입 방안에 서명했으며, 아일랜드, 바베이도스, 헝가리, 에스토니아 등 8개국은 서명을 연기했다. 아울러 스리랑카, 나이지리아, 케냐,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등도 합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NYT는 파스칼 상타망 OECD 조세행정국장을 인용해 "향후 미국 의회가 증세 법안을 통과시키고 발효할 수 있다면 합의 비지지국의 협정 참여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신문은 야당인 미국 공화당이 증세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국제 조세 개혁 협정 체결 전망도 밝지 않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각국이 자국의 각 산업 형태에 맞춰 독자적으로 체결한 면세 협정 등의 '예외 조항(Carve-out Agreements)' 인정 여부도 향후 최종 합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G20은 국제 증세에 찬성한 국가들의 대외투자 유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예외 조항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곤 있지만, 일각에선 주요국들이 양자 면세 협정으로 실질적인 증세를 피하는 눈가림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1일 미국과 영국 정부는 각각 영국 금융 기업의 면세와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디지털세를 철회하는 맞교환 협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날 G20 경제수장들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경기 회복 격차 축소 방안과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비한 백신 보급 확대 등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도 밝혔다.
 

지난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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