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자ICT, 연구소에서 시장으로"…'미래양자융합포럼'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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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1-06-3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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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4개 기업·대학·출연연·공공기관 참여

  • "연구계 위주 양자기술 발전의 새 축"

  • 한미정상회담 파트너십 연계 나설 듯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일본·유럽연합(EU)이 양자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시장 선점에 나선 가운데, 통신사·제조사를 비롯한 국내 ICT 기업들이 대학·연구기관들과 함께 산업화를 위한 협력체를 결성했다. 산업계·학계·연구계의 공조를 통해 연구소·실험실 단위로 개발돼 온 양자컴퓨터와 양자암호통신 요소기술을 실용화·상용화 단계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연구개발에 중점을 둔 양자기술 분야에 산업계의 참여를 이끌고 연구개발과 산업활성화의 주축을 맡을 '미래양자융합포럼' 창립식을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포럼에 25개 대·중·소 기업, 27개 대학, 12개 출연연·공공기관 등 64곳 소속 인사 162명이 참여해 양자 분야 연구결과의 산업적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생태계 조성에 힘을 모은다.
 
"양자 기술, 미래산업 경쟁력의 게임체인저"
양자 기술은 양자의 특성(얽힘·중첩 등)을 활용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넘어선 초고속연산(양자컴퓨팅), 초신뢰보안(양자통신), 초정밀계측(양자센서)을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기정통부는 "이런 양자기술이 미래 산업과 경제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면서 "특히 양자컴퓨팅 기술은 기존 디지털컴퓨터보다 30조배 빠른 연산을 할 수 있어 산업 전반에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예를 들어 최고수준의 양자컴퓨팅 기술이 실현되면 2048비트 길이의 RSA 공개키 암호체계를 깨는 계산을 1초만에 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존하는 슈퍼컴퓨터의 계산 성능으로는 100만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또 양자암호통신은 해킹이나 정보탈취를 원천 차단해 고신뢰 통신보안을 가능케 하고, 양자센서는 장거리‧초정밀 측정으로 다양한 군사적 활용이 가능한 기술로 안보 측면에서 중요도가 높다.
 

컴퓨터, 통신, 센서 분야별 기존 기술과 양자 기술 차이. [자료=과기정통부]

 
통신·제조 대기업과 정보보안 기업 대거 참여…KT·KIAS 공동의장
포럼은 2개 위원회(산업·활용, 학술·인력), 8개 분과(산업화모델·산업생태계·공동연구·보안정책, 통신·센서·컴퓨터·기반인력)로 구성된다. 수시로 안건을 발굴해 기술자문, 산업활용 모델 발굴, 공동연구 등을 지원한다. 더불어 양자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양자관련 제조·국방·의료·금융 대기업과 관련 수요기관 참여를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홍경표 KT 원장과 김재완 KIAS 교수가 공동대표의장을 맡아 포럼 설립·운영을 총괄한다. 총회에서는 향후 의장단 의견을 듣고 2년 단위로 의장을 선출하는 방식이 제안됐다.

산업계에서 KT, SKT·SKB, 삼성종합기술원, SK하이닉스, LG유플러스, LG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한국전력공사, 순천향대병원, 보령제약, LIG넥스원, IDQ, netKTI, 드림시큐리티, 안랩, 우리넷, 우리로, 이와이엘, 코위버, 크립토랩, 피피아이, 한국융합연구원, TSKC, 대유플러스 등 대기업·중소기업이 참여한다.

과기정통부는 미래양자융합포럼을 "현재까지 연구계·학계 위주였던 양자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새로운 축"으로 소개하고, 포럼을 통해 "산업계를 본격적으로 참여시켜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고, 다양한 산업모델을 발굴해 양자 산업 생태계를 지원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공공기관과 출연연 가운데 특허청,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국가보안기술연구소(NSR),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한국연구재단(NRF),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KICI),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12곳이 참여한다.

학계에서 광주과학기술원(GIST), ICT폴리텍대학, 한국과학기술원(KAIST), 가천대, 포항공대(POSTECH),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경희대, 고려대, 공주대, 국민대, 동국대, 부산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세종대, 아주대, 울산대, 육군사관학교, 전북대, 중앙대, 충남대, 한남대, 한양대, 기초과학연구원(IBS), 고등과학원(KIAS) 등 27곳이 참여한다.
 

양자기술 활용 분야. [자료=과기정통부]

 
미국·EU 등 선진국의 양자 ICT산업 선점 움직임에 대응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미국 등 선진국이 양자 ICT산업의 시장 선점을 위해 산학연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다. 미국은 작년 6월 표준기술연구소(NIST) 주도로 양자경제개발컨소시엄(QED-C)을 구성했고 140여개 기업이 양자관련 산업생태계 조성과 국제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13개국 38개 산학연 파트너들로 '개방형 양자키분배(OPEN-QKD)'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일본은 도쿄대, 도요타, NTT도코모 등이 참여하는 '양자협의회'를 발족했다.

앞으로 미래양자융합포럼의 활동은 정부가 지난 4월 29일 발표한 '양자기술 연구개발 투자전략'과,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관련 양국의 협력을 전제한 후속조치와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발표한 한·미 파트너십 설명자료를 통해 '양자 컴퓨팅·통신·센서 분야 공동 연구와 전문가 교류'를 예고했고, 현재 국제공동연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기 수원 KIST에서 진행된 포럼 창립총회에선 다이아몬드 기반 양자컴퓨터, 차세대 양자암호시스템, 양자 자기장 센서 등 원천기술 연구현장이 공개됐다.

동시에 진행된 양자기술전시회에서 SKT, KT, LG유플러스의 양자 관련 상용제품과 KRISS, ETRI 등의 연구개발 성과물이 소개됐다. KT는 양자키분배(QKD) 장비, SKT는 IDQ의 칩 형태의 양자난수생성기(QRNG)와 단일광자 라이다 센서, ETRI는 단일광자 생성 실리콘칩, KIST는 4K공초점 현미경, KRISS는 초전도큐비트 소자를 전시했다.

현장 간담회에서 양자산업생태계 활성화와 연구개발 확대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산학연 협력방안, 인력관리방안이 논의됐다. 통신·제약업계에서 양자암호통신, 신약개발 등에 양자기술을 활용하고 정부와 산학연이 공동 노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포럼을 통해 양자기술 연구가 실험실을 넘어 산업계로 확산되고 또 산업적 수요가 연구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되기를 기대한다"라며 "학계와 연구계는 산업화를 위한 조언과 혁신적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산업계는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투자를 실시해 우리나라가 양자기술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데 기여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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