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물류비 상승에 美 반덤핑 폭탄까지 타이어업계 '3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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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김지윤 기자
입력 2021-06-25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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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C "한국 타이어 자국업계에 실질적 피해" 인정

  • 1분기 영업익 77%였지만... 반등 기대했던 업계 다시 먹구름

국내 타이어업계가 원자재와 물류비 상승에 이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반덤핑 판정으로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해외 생산 확대와 가격 인상 등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당장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TC는 이날 표결을 통해 한국과 대만, 태국의 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 수입이 자국 업계에 실질적 손해를 끼쳤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상무부가 한국·대만·태국산 타이어 수입에 대해 반덤핑 관세, 베트남산 타이어 수입에 대해서는 상계관세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미국의 반덤핑 관세부과 명령은 상무부의 최종판정과 ITC의 산업피해 최종판정을 거쳐 이뤄진다. 앞서 상무부는 지난달 24일 한국·대만·태국·베트남산 타이어에 대한 최종판정을 통해 한국 업체에 14.72∼27.05%의 반덤핑 관세율을 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27.05%, 금호타이어 21.74%, 넥센타이어 14.72% 등이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내달 최종 확정돼 항목 등 세부적인 내용이 나올 것”이라며 “이미 예비 관세율로 부가되고 있던 부분도 있어 ITC의 최종판정을 어느 정도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실적 반등을 이뤄내며 희망을 기대했던 타이어업계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운 셈이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업계 3사의 올해 1분기 매출액 합계는 총 2조6962억원, 영업이익은 1996억원이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3.1%, 영업이익은 76.8% 늘어난 숫자다.

물류비와 원자재가 상승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한국해운협회의 해상운임지수(지난 11일 기준)에 따르면 상하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스팟(비정기 단기 운송계약)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 4일 전주 대비 117.31포인트 오른 3613.07을 기록했다.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특히 국내 수출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미주 서안노선 운임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410달러 오른 4826달러를 찍었다. 미주 동안 운임은 FEU당 842달러 뛰어오르며 최고치인 8475달러를 기록했다.

타이어 원료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천연고무 가격도 최근 1년간 배로 뛰었다. 천연고무 거래 기준인 일본 도쿄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천연고무 선물가격은 지난달 28일 기준 ㎏당 256.8엔(약 2604원)으로 작년 동기(137.4엔)보다 90%가량 증가했다.

국내 타이어업계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생산지와 가격을 적극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공장 생산 물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인도네시아 공장 생산 물량도 일부 미국으로 돌린다. 2019년 기준 한국타이어의 전체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8%다. 이 중 미국 현지 생산은 20%이며, 인도네시아와 한국에서 각각 30%, 50%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이르면 2023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미국 테네시 클락스빌 공장 2단계 증설에 나설 계획”이라며 “공장이 증설되면 연간 타이어 생산 규모는 기존 550만본에서 1100만본으로 배가량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도 베트남 공장이 생산 물량을 늘려 피해를 최소화할 예정이다. 지난 3월 베트남 공장 증설에 3400억원을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부지 내에 확보된 유휴부지를 활용해 연간 380만본(승용차용 300만본, 트럭·버스용 80만본)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확충한다. 미국 조지아에 있는 공장의 라인을 조정하는 데도 약 250억원을 투자한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해외에서 생산하기 어려운 넥센타이어의 경우 재심청구를 통해 요율을 낮추는 쪽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이 밖에도 제품 판매 가격 조정 등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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