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마지막 기회] ②美 압박하고 中 밀착하는 北...'비핵화 역할론' 변수되나

김해원 기자입력 : 2021-06-25 03:00
임기말 文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 부담 미·중 갈등에 북·미 갈등까지 외교폭 좁아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기회를 연이어 차단하고 북·중 우호관계를 강조하면서 임기말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북한의 대중밀착은 미국을 압박하고, 한·미 연합훈련 폐지 등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미·중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 역시 북핵 문제를 지렛대로 미국을 압박하려는 모양새다.

다만, 향후 북한이 '대화' 대신 '대결'을 선택할 경우 중국 역시 '비핵화 역할론'을 위한 미국과의 협조에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한국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운신이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24일(현지시간) 미국 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를 통해 "저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한반도 평화에 대해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는 취약한 평화'라고 정의 내렸다.

리선권 북한 외무상은 23일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를 통해 "미국과의 무의미한 접촉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북·미 접촉과 대화 가능성을 재차 일축했다. 리 외무상은 전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발표한 담화를 언급하면서 "우리 외무성은 당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미국의 섣부른 평가와 억측과 기대를 일축해버리는 명확한 담화를 발표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리선권의 담화는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선 철회하지 않으면 의미 있는 대화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북한은 향후 대미 압박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태도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북한과 중국은 최근 연이어 밀착하고 있다. 지난 21일 북·중 양측 대사는 각 집권당 기관지에 나란히 기고문을 싣고 친선을 도모했다. 이어 같은 날 중국 현지에서 열린 공동좌담회를 통해서는 공동이익을 지키자고 합의했다. 당장 미국과 대화 재개가 어렵다고 판단한 북한이 미·중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과 밀착할 경우 미국을 더욱 압박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역시 북핵 문제를 미국을 압박할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출국한 다음날인 23일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통화하고 양국 간 공조를 합의했다. 류샤오밍 중국 외교부 신임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노 본부장과 첫 유선협의를 가지고 조속한 시일 내에 직접 만나 한반도 문제 관련 양국 간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고, 노 본부장은 류 특별대표의 방한을 초청했다.

미국은 당장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기보다는 일단 관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무부는 이날 리 외무상의 담화에 "우리는 외교에 여전히 열려 있고 북한이 우리의 대화 제의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의 대미 압박 카드가 결과적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는 부담으로 작용될 가능성이 크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23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김정은이 중국 카드를 활용해 미국의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원조를 얻기 위해 중국 카드를 활용할 수는 있지만, 비핵화 대화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중앙정보국 CIA 출신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도 "다른 나라들이 북한을 상대하길 꺼리는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 카드를 쓰고 싶을 수 있다"며 "하지만 바이든 정부가 대 중국 견제를 외교 정책의 핵심으로 지정한 상황에서 그 카드가 얼마나 효과적일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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