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人사이드] "예상 답변까지 준비한 스가, G7서 문 대통령 만날까 조마조마"

최지현 기자입력 : 2021-06-22 15:53
아사히신문, 한일 외교 당국자 인용해 G7 정상회의 상황 재구성 日 "말 걸어오면 모르는 척 할 순 없어...모든 건 스가 총리 판단" 文 3번이나 인사하며 먼저 다가갔지만, 스가 '깊은 대화' 회피해
최근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불발한 가운데,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국내 비판 여론을 의식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를 피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22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G7 정상회의 당시 한일 외교 당국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스가 일본 총리가 일정 내내 문 대통령을 가장 조심스럽게 상대했다고 보도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사진=AP·연합뉴스]


신문은 우리 정부의 외교부 관계자를 인용해 당초 한국 측이 G7 정상회의 일정 중 한일 양국 정상이 20~30분가량의 짧은 시간 동안 자리에 선 채로 진행하는 '약식 회담' 방안을 일본 정부에 제안했고 양국 모두 이에 잠정 합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일본 측은 우리 정부의 동해 영토 수호 훈련인 '독도 방어 훈련'을 이유로 약식 회담에도 불응하면서 결국 회담은 성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본 외무성 간부는 신문에서 "(문 대통령이) 말을 걸어온다면 모르는 척을 할 순 없다"면서 "스가 총리가 문 대통령과의 대화를 상정한 예상 문답도 미리 준비하긴 했지만, 모든 것은 (스가) 총리의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11~13일(이하 현지시간) G7 정상회의 일정 동안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3차례에 걸쳐 대화를 나눴지만, 그때마다 스가 총리는 깊은 대화를 피했다고 전했다.

그간에는 지난 12일 G7 확대정상회의 1세션이 시작하기 전 영국 콘월 카비스 베이 호텔에서 인사를 나누고, 같은 날 만찬장에서의 대면했던 상황 등 양국 정상이 2차례 대화한 것으로만 알려졌다. 이날 신문이 새롭게 밝힌 대화 상황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주재한 만찬회인 '바비큐'에서다.

세 차례 모두 문 대통령이 먼저 스가 총리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며 다가갔고, 스가 총리는 이에 인사와 함께 정중히 "감사하다"는 짧은 답변 만을 남겼다. 문 대통령이 대화를 더 진행하려고 할 경우, 스가 총리는 "실무급에서 조정하지 않으면 어렵다"는 주장으로 깊은 대화를 피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영국을 떠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스가 총리와의 첫 대면은 한일 관계에서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회담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반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지난 1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합의한 약식회담을 일본 측이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는 보도를 부인하면서 일정 등의 사정으로 회담을 진행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회의 1세션에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문 대통령,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미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신문은 스가 총리가 귀국 후 주변에 "서밋(G7 정상회의)에서 가장 경계한 것은 한국이었다"고 토로했다는 증언을 전하면서 당시 양국 정상이 결국 인사를 제외한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을 스가 총리의 판단으로 해석했다.

이를 두고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한일 관계 현안인 일본군 위안부, 강제 징용 피해자 보상 등 역사 문제에 대해 한국이 먼저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빈손(해결책을 들지 않은)인 문 대통령과 깊은 대화를 하면 (일본 국내) 비판을 초래할 우려" 때문에 대화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신문은 양국 관계 악화로 지난 1년 6개월 동안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지 못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차기 회담 전망은 요원하다고 전망했다.

전날 서울에서 열린 한일 외교 국장급 회의에서도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현안을 두고 양국은 갈등 관계를 해소할 실마리를 찾지 못했을 뿐 아니라,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 한일 정상회담 개최 전망 역시 비관적이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방한했기 때문에 다음 달 23일 열리는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문 대통령이 답방할 가능성이 있지만,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놓고 양국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문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하는 것을 필수 조건 내걸고 한일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일본 총리 관저 측은 "(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온다고 하더라도 정상 간 대화는 별도 문제"라는 입장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국빈 방문 중 빈 호프부르크궁에서 정상회담 사전환담에 앞서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오른쪽 1번쨰)과 훈장교환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왼쪽에서 2번째).[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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