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한집배달 경쟁···소비자는 '환영' 라이더는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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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기자
입력 2021-06-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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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배달 라이더.[사진=연합]

쿠팡이츠에 이어 배달 앱 시장 1위인 배달의민족까지 단건 배달시장에 뛰어들며 음식배달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 양사는 빠른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라이더는 물론 점주와 소비자를 위한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후발주자인 위메프오까지 단건 배달 진출을 선언해 올 하반기 배달 앱 시장의 출혈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단건 배달 경쟁이 심화하면 라이더들의 수익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를 제기했다. 
‘쿠팡이츠 제로’ 이벤트.[사진=쿠팡이츠]
 

◇ "너도나도 한집 배달" 단건 배달 경쟁 본격화
8일 우아한형제들은 '배민1' 단건 배달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서울 송파구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서비스 지역이 확장될 예정이다. 단건 배달은 배달원 1명이 한 번에 배달 1건만 처리해 배달 시간을 단축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그간 식당과 고객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역할에 충실했던 배민이지만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을 무기로 서울 강남구 등 배달 수요가 많은 지역을 선점하자 관련 시장에 진출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배민1은 주문 건당 수수료 12%에 배달비 6000원을 적용한다. 서비스 초기에는 한시적으로 주문 액수에 상관없이 건당 1000원의 수수료를 받고 배달비도 5000원만 적용했다. 이는 국내는 물론 세계 민간 음식 배달 플랫폼 중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 또 점주가 배민1을 사전 계약할 경우 주문 중개 월 정액제 광고상품인 '울트라콜(월 8만원 8000원)'의 이용료 25%를 돌려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배민에 따르면 현재까지 4만여 개의 업소가 배민1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이츠가 2년에 걸쳐 약 12만 개 업소를 가입시킨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단건 배달 원조 격인 쿠팡이츠도 반격에 나섰다. 쿠팡이츠는 배달 실적이 높은 라이더에게 평균 수수료를 5900~6500원으로 보장해주는 제도를 한시적으로 도입했다. 전월 배달 건수에 따라 라이더에게 △마스터(200건) △에픽(200건) △레전드(500건) 등급을 부여한다. 보통 시간대에 따라 배달비를 다르게 책정하는데, 레전드의 경우 건당 6500원의 고정 배달비를 지급한다.

소비자를 위한 ‘배달비 무료’ 행사도 선보였다. 이달 1일부터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쿠팡이츠 제로’라는 이름으로 배달비 무료 행사를 한 달간 진행한다. 배달비 무료는 쿠팡이츠가 지난 2019년 5월 배달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을 때 ‘한번에 한집 배달’과 함께 시장 점유율을 한번에 끌어올리는 데 핵심 역할을 했던 혜택이다. 배민이 단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빨라진 배달에 소비자는 '웃고' 라이더는 '울고'

소비자와 음식점 점주들은 단건 배달 서비스 도입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소비자로선 평균 1시간 정도의 배송시간이 소요되는 묶음 배달과 달리 단건 배달은 30분 내로 음식을 받아볼 수 있고 점주들은 가게 상황에 맞춰 한집 배달과 묶음 배달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배달 라이더들은 단건 배달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라이더 1명이 배달 한 건만 수행할 경우 수익이 줄 수밖에 없다. 배달라이더 공급 증가와 함께 부업 라이더 유입까지 많아지면서 전반적인 배달 수수료 단가가 내려가고, 배달 서비스 품질도 떨어지는 모양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현재 배달 앱에서 내놓은 각종 프로모션이 실제 배달 기사들의 처우나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면서 “지금도 배달료가 낮은데 단건 배달 서비스까지 도입되면, 더 빠르고 더 많이 일해야만 생계비를 유지할 수 있는 생계형 라이더들의 수익성은 계속해서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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