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배우·음악가’ 백현진, 그를 닮은 다채로운 전시 ‘말보다는’

전성민 기자입력 : 2021-06-05 00:00
‘회화·조각·설치·음악·비디오·공연·대본·퍼포먼스·연기’로 구성된 60작품

‘생분해 가능한 것 21-01‘ [사진=PKM 갤러리 제공]


‘밝은 어두움’, ‘자살 방지용 그림: 타일 네 조각’, ‘가볍고 심각한 순간’, ‘깊은 귀여움’, ‘농담과 통곡의 벽지’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지만 평소에는 함께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 오묘하게 조화를 이뤘다. 백현진 작가의 작품 역시 별명처럼 지은 제목을 닮았다. 말이나 설명이 필요 없다. 그저 작품을 느끼면 됐다.

백현진 작가의 개인전 ‘말보다는(Beyond Words)’이 4일 서울 종로구 PKM 갤러리에서 개막했다.

‘말보다는’은 ‘회화·조각·설치·음악·비디오·공연·대본·퍼포먼스·연기’로 구성되며, 총 60개의 작품이 전시된다. 구작 회화 3점을 제외하고 모두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된 신작으로, 이는 회화 44점, 설치작품 9개, 음악 4곡, 비디오와 대본 각각 한 편씩, 그리고 조각 1점이다.

화가, 설치미술가, 행위예술가, 음악가, 배우. 백 작가처럼 다양한 ‘부케(부케릭터)’를 가진 예술가도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그의 예술 세계는 광범위하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전시되는 작품을 설명하는 일체의 글(텍스트)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제목은 안내문을 통해 알 수 있다. 대신, 작가는 갤러리에 다음과 같은 짧은 문장을 보내왔다고 한다. “관람객이 각자 보고 들리는 대로 관람하시기를 희망한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개인의 다채로운 감정들을 가슴 속에서 끌어냈다. 나도 모르는 나의 마음을 아주 조금은 알게 됐다. 

관객에게 다양한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백 작가는 발로 뛰었다. 비디오 작업을 위해 그는 백 작가가 돼 대본을 쓰고, 백 배우가 돼 직접 연기했다.

“아니, 영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짜로 영원하지 않기를 바란다고......보고 듣는 거, 굉장히 중요하지. 너도 알잖아, 내가 얼마나 보고 듣는 걸 좋아하니. (피식대며) 먹는 것도 물론 좋아하지. 근데 어쨌든, 보이고 들리는 게 성에 안 차니까, 내가 직접 만들어서 보고 듣고 하는 거지.”

“아니지 아니지, 내가 왜 언어를 부정하겠니? 언어를 다루는 사람인데. 그거랑 별개로...영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진심으로. (카메라 쪽을 바라보며) 너는 알아듣지? (다시 이제껏 말하던 방향을 향해서) 응..너는 잘 이해가 안 가? 음...내가 언어로 설명을 해줄 수 있으면 참 좋겠는데, 이게 말로 하기엔 진짜 너무...”

오감을 자극한다. 이번 개인전을 위해 그가 만든 음악들은 각 전시장별로 정보무늬(QR 코드) 또는 스피커를 통해 송출되며 공감각적인 환경을 연출한다. 지하 1층 전시장의 깜박이는 형광등은 오싹한 감각을 깨운다. 어둡기 때문에 개인 손전등을 이용해 작품을 자세히 감상해도 좋다.

전시의 일환으로 퍼포먼스와 라이브 음악 공연이 오는 19일과 7월 3일에 펼쳐지고, 전시의 연계 출판물로 소책자, 포스터, 카세트테이프 한정판 패키지가 6월 중순에 출간된다.

생각해야 할 주제도 대중에게 전한다. ‘생분해 가능한 것’ 시리즈는 자연분해가 가능한 재료로만 만들었다. 생분해되는 본드는 독일에서 구했다.

특별한 색감을 보여주는 백 작가는 한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플라토, 아트선재센터, 성곡미술관, 상해 민생 현대미술관, 쿤스트할레 빈 등 주요 미술 기관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7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17' 후원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또한 그는 한국 인디밴드 1세대인 ‘어어부 프로젝트’와 프로젝트팀 ‘방백’의 멤버이자 솔로 가수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로서, 영화 ‘북촌방향’·‘경주’·‘그것만이 내 세상’·‘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와 드라마 ‘모범택시’·‘해피니스’ 속의 개성 강한 배우로서 활동하고 있다. 전시는 오는 7월 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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