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하투' 먹구름 드리운 자동차업계...생존 위해 머리 맞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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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1-05-2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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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의 '하투(夏鬪)' 움직임이 심상찮다. 코로나19,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의 위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내부 갈등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특히 올해는 임금인상뿐 아니라 고용안정, 정년연장 등 쟁점 사안이 많아 무분규 합의를 이끌어냈던 작년과는 달리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노사 갈등이 가장 심각한 곳은 르노삼성자동차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임단협은 고사하고, 지난해 임단협조차 마무리 짓지 못했다. 노조의 '전면파업'에 사측이 '직장폐쇄'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노사 간 대치 상황이 3주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년 만에 적자를 내면서 회사는 최근 임원의 40%를 줄이고, 대규모 희망퇴직까지 실시했지만, 노조는 '요구 수용 전까지 무기한 파업'을 선언하고 물러나지 않겠단 입장이다.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과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7년째 적자를 내고 있는 한국지엠 노조도 올해 통상임금의 150% 성과급,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격려금 400만원 등 1인당 1000만원 규모의 인상안을 제시했다. 회사는 경영 위기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요구안에 난색을 보였다. 

현대자동차 노조 역시 올해는 임금과 고용유지 등의 부분에서 사측과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월 9만9000원 인상을 포함해 전년도 당기순이익 대비 30%의 성과급 지급,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64세로 늘려달라는 요구안을 마련했다. 여기에 최근 그룹이 발표한 8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건을 철회하고, 국내 공장을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형제 회사인 기아 역시 65세 정년 연장, 전동화 등 산업전환에 따른 일자리 보장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내연기관 위주의 생산라인을 전기차로 전환할 경우 인력감축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노조는 오히려 정년연장 요구에 나선 셈이다.

자동차 노조의 이 같은 행보는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과거처럼 노조의 입장을 수용할 만한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정체된 글로벌 자동차 시장환경에 더해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산업이 격변기를 맞으며 향후 존속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조가 일자리 보장, 임금인상 등 요구만을 앞세우며 파업 등에 나설 경우 협력사 등 완성차 업계를 지원하는 기반 산업 자체가 줄줄이 무너질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그 어느 때보다 체질 개선이 시급한 때다. 노사 모두가 생존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야 한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26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1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상견례를 열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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