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 거대 동영상 제국으로 부활할까?...AT&T-디스커버리 합병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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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5-1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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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디즈니 플러스 대항 목적​...이르면 17일 결과 발표

과거 미디어 제국으로 이름을 떨쳤던 워너미디어가 온라인 동영상 시대에 들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워너미디어를 소유한 미국 통신기업 AT&T는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에 밀리고 있는 시장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유명 기록영화(다큐멘터리) 제작사 디스커버리와의 합병 논의를 진행 중이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AT&T가 워너미디어 등의 미디어 사업부를 디스커버리와 합병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소재한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전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양측은 비공개 협상 중으로 협상 결과는 이르면 17일 중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합병 방식은 디스커버리를 워너미디어에 결합하기 위해 AT&T와 디스커버리의 주주들이 공동 소유하는 새로운 상장 기업을 설립할 예정이다.

익명의 관계자는 양측이 아직 지분 분할과 관련해 추가 협상을 하고 있으며, 아직 최종 단계에 협의가 이르지 못했기에 결렬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이번 인수·합병 논의가 성사한다면 무려 500억 달러(약 56조5250억원)가 넘는 규모의 거대 미디어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디스커버리의 시가총액은 160억 달러 수준이며, 워너미디어는 300억 달러 규모로 평가받는다.

AT&T가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를 통합하려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미디어 소비 형태가 과거 케이블 채널 등 텔레비전(TV) 시청에서 온라인 동영상 구독 방식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도 빠르게 변화했다.

과거 1990년대 미국의 3대 미디어 기업은 월트 디즈니 컴퍼니와 타임워너(시사잡지 타임과 영화제작사 워너브라더스의 합병사로 워너 미디어의 전신), 20세기 폭스와 폭스뉴스 등을 소유한 루퍼트 머독의 뉴스 코퍼레이션 등이었다.

그러나 타임워너는 TV 시대에서 인터넷 시대로 전환하는 과정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부진세를 면치 못했다. 이 여파에 지난 2014년에는 타임이 분사했으며 2018년에는 AT&T가 854억 달러의 주식 가치로 타임워너를 인수하고 워너미디어로 사명을 변경했다.

당초 AT&T는 자사의 통신 분야와 유명 뉴스 채널인 CNN과 영화 채널 HBO를 비롯해 만화 전문 채널인 카툰 네트워크, TNT, TBS 등을 다양한 채널을 보유한 타임워너의 방송 부문을 결합해 동반 상승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었다.

아울러 CNN의 보도에 불만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AT&T와 워너미디어 합병 거래에 독과점 시비를 걸면서 결과적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전환 과정이 늦는 등 사업 안정에 차질을 빚었다.

워너미디어는 지난해 5월 'HBO 맥스' 서비스를 출시하며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와의 경쟁을 본격화했다.

HBO 맥스는 출시 1년 동안 북미에서 4400만명, 세계적으로 6000만명 수준의 구독자를 모았지만, 전세계 구독자가 각각 2억8000만명, 1억3360만명 규모인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부진한 상태라는 평가다.

따라서 AT&T는 워너미디어가 확보하지 못한 기록영화와 사실(리얼리티) 예능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는 디스커버리와의 합병으로 전체 영상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디스커버리 역시 지난 1월 온라인 동영상 구독 서비스인 '디스커버리 플러스'를 출시하고 110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WSJ은 "전통적인 TV 사업의 침체 압력이 장기화하면서 AT&T가 CNN을 포함한 미디어 자산을 디스커버리와 결합하는 방안을 통해 중대한 전략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역시 "AT&T의 합병 논의는 자사의 미디어 자산을 리얼리티 TV 제국인 디스커버리와 결합함으로써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사업체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라고 진단했다.
 

넷플릭스 자료 사진.[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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