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짙어진 르노삼성·한국지엠·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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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1-05-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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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 부진 속 노사갈등·반도체 수급난

  • 4월 판매량 벤츠·BMW에도 뒤처져

르노삼성자동차, 한국지엠(GM), 쌍용자동차 등 외국계 3사의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다. 판매 감소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노사갈등, 반도체 수급 차질 등으로 생산마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한국지엠, 쌍용차의 지난 4월 판매 대수는 1만4254대에 그쳤다. 이는 국내 수입차 시장 1·2위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4월 국내 등록 대수(1만4543대)보다 289대 적은 수치다. 벤츠와 BMW 판매 합계가 외국계 3사의 합계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하반기만 해도 외국계 3사는 월 6000대 안팎의 판매량을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끝내지 못한 르노삼성차는 노사가 총파업과 직장폐쇄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노조는 이달 들어 6일, 10일에 이어 13일 약 400명 규모의 집회를 진행했다. 올해 노조 파업으로 인한 회사의 손실은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과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2020년 및 2021년 기본급 동결, 격려금 500만원 지급, 순환 휴직자 290여명 복직, 근무방식 2교대(주야간 맞교대)로 원상복귀 등을 제시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을 낸 상황이라 기본급을 올릴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8년 만에 적자를 내는 등 위기에 놓이자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5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지난 4일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모습. 노조가 이날 전면 파업에 돌입하자 회사는 직장 폐쇄를 단행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지엠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노사 협상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지엠 노조는 올해 기본급 9만9000원 정액 인상과 성과급·격려금 등 1000만원 이상 수준의 일시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까지 겹쳐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국지엠은 반도체 수급난으로 지난달 19∼23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인천 부평1공장과 중형 세단 쉐보레 말리부 등을 생산하는 부평2공장의 가동을 중단했고, 이달에는 경남 창원공장을 절반만 가동 중이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 쌍용차도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쌍용차는 지난달 27일 조직 개편을 발표하며, 전체 조직 수를 23% 줄이고, 상근 임원수(26명→16명)도 38% 감축했다. 업계에서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노조는 '총고용 유지를 전제로 해야한다'는 입장이라 향후 노사갈등이 예상된다. 쌍용차는 지난달 반도체 수급 차질과 협력사의 납품 거부로 12일간 공장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외국인 투자 3사 문제의 근원은 노사 간 갈등, 저효율 고비용 문제"라며 "경영층, 근로자, 협력업체들이 '한 팀'이라는 인식하에 적극적인 협력 관행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출고센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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