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이 41세 ‘젊은 거장’ 잉키넨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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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05-1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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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세계 클래식 음악계가 주목하는 지휘자...상승효과 기대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9대 음악감독인 잉키넨 선임’ 기자회견 [사진=KBS교향악단 제공]


“피에타리 잉키넨 음악감독은 젊은 감각의 차세대 지휘자다. 65년 전통의 교향악단이 좀 더 새롭고 진취적인 오케스트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단원들 평균 연령이 42세인 KBS교향악단이 41세 ‘젊은 거장’ 잉키넨과 손잡았다.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는 KBS교향악단이 고심 끝에 내린 선택이다.

KBS교향악단은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9대 음악감독인 잉키넨 선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박정옥 KBS교향악단 사장과 남철우 사무국장이 참석했고, 현재 스위스에 있는 잉키넨 감독은 온라인 화상 연결을 통해 함께 했다.

KBS교향악단은 하루 전인 11일 “잉키넨이 내년 1월 1일부터 음악감독으로 부임해 2024년 12월 31일까지 총 3년간 교향악단을 이끌게 됐다”고 발표했다.

“안녕하세요 피에타리 잉키넨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한국어로 첫인사를 전한 잉키넨 감독은 “KBS교향악단 단원들의 열정과 헌신이 마음에 와닿았다”라며 “함께 할 때 호흡이 좋았고 결과물도 만족스러웠다. 교향악단이 가진 굉장한 잠재력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신흥 클래식 강국인 핀란드 출신의 잉키넨 감독은 세계적 지휘자 양성소인 헬싱키 시벨리우스 아카데미에서 지휘를 전공하고,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아 NDR 함부르크, SWR 슈투트가르트, BBC 필하모닉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활동했다. 현재 도이치방송교향악단의 수석지휘자, 일본 필하모닉 수석지휘자, 뉴질랜드 심포니 명예지휘자이며, 체코 프라하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 뉴질랜드 심포니 음악감독을 역임했다.

4세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한 그는 바이올리니스트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15세 때 처음으로 지휘단에 오를 정도로 뛰어난 음악성을 가진 인물로 익히 알려졌다. KBS교향악단과의 인연은 그가 20대였던 2006년과 2008년, 정기 연주회에 초청받으면서 시작됐다. 작년 10월에도 KBS교향악단과 함께 했다. 

잉키넨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는 KBS교향악단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다. KBS교향악단은 오는 2025년까지 매년 지원금 108억원을 KBS에서 받기로 합의했다. 이후 새로운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교향악단의 향후 몇 년은 상당히 의미가 크다.

남철우 사무국장은 “최고 오케스트라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하는 분기점에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함께 풀어갈 수 있는 지휘자로 잉키넨을 선임했다”라며 “잉키넨과 3년간의 공연 기획과 관련된 논의에 들어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잉키넨 감독은 2022년 KBS교향악단과 6번의 연주회를 계획 중이다.

코로나로 음악감독 후보들의 시범 연주가 어려워지면서 감독 선임도 약 1년 늦춰졌지만, 그만큼 세심하게 선임 과정을 거쳤다. 2019년 6월 이시회 승인을 통한 음악감독 후보 추천 위원회를 발족했고, 2019년 7월 1차 위원회 회의를 통해 후보군을 10명으로 꼽았다. 같은해 9월 제2차 위원회를 통해 최종 후보군 3인을 확정했다.

2020년 10월 음악감독 후보 잉키넨과 시범연주를 진행한 KBS교향악단은 수석간담회, 단원대상 설명회를 통한 의견 수렴을 거쳐 지난 11일 제9대 음악감독을 최종 선정했다.

잉키넨 감독은 클래식계가 주목하는 ‘젊은 거장’이다. 2019년 7월 잉키넨은 바이로이트 축제 측으로부터 2020년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의 새로운 작업을 맡아 달라는 선임 연락을 받았다.

피에르 불레즈, 다니엘 바렌보임, 크리스티안 틸레만 등 세계적 지휘자들이 발탁됐던 바이로이트 링사이클에 40대의 젊은 지휘자가 꼽힌 것만으로도 전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 큰 화제가 됐다. 또한 현대 작곡가인 에이노유하니 라우타바라의 작품을 초연 녹음한 그는 바이올린 연주자로서 실내악 등 다양한 도전도 이어나가고 있다. KBS교향악단과의 상승효과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박정옥 KBS교향악단 사장은 “‘젊은 거장’으로 불리는 잉키넨은 15세부터 지휘를 했으니 26년의 경력을 자랑한다”라며 “KBS교향악단과 함께 보여준 열정을 높게 평가했다”라고 선임 배경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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