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대화 재개하나...미국, 북한에 "대북정책 설명하겠다" 접촉 제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하겠다면서 재차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 정상회담을 열흘가량 앞두고 임기 마지막 해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보인 상황이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조시 로긴 워싱턴포스트(WP) 평론가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서두르면서도 기다려야'라는 기고문을 통해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후 2번째로 북한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지난 2018년 판문점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한국 공동사진기자단]

해당 기고문은 지난달 30일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일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북 정책 검토를 완료했다는 사실을 알린 전후의 맥락을 설명했다.

로긴 평론가는 "취임 후 100일 동안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과의 핵협정(JCPOA) 복귀 회담에 대부분의 외교적 자원을 투입했다"면서 "반면, 북한과 관련한 외교 활동은 주로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과의 협의에만 집중해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고위 행정관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2월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한 이후 최근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전달한다는 명목으로 2번째 접촉을 시도했지만, 2번 모두 북한으로부터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공개 발언을 통해 미국의 새로운 조치나 제안이 있을 때까지 회담장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상,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고도 비판했다.

로긴은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국과 협의해 제한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외교의 문을 열어 두는 식의 정치적 계산은 충분히 합리적"이라면서도 "외교를 시작하려는 적극적인 계획이 없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암묵적으로 현상 유지를 지지하고 교착상태에 빠지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기고문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협상 재개 전까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선임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세운 점을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제니 타운 스팀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 전략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북한이 먼저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있다면 본질적으론 전략적 인내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면서 "특별대표를 선임하지 않으면 당장 미국과 북한 모두에게 불분명한 지점"이라고 평가했다.

기고문은 "현재 북미 관계는 바이든 행정부가 서두르지 1않고 상황을 관망하며 기다리려고 할 경우 현상 유지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북한 당국이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등의 개발 상황을 축적할 수록 협상과 거래의 조건은 미국에 불리해진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우선 순위 상향을 촉구했다.

한편,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과 북미 대화 재개 중재 의지를 표명한 가운데, 오는 21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과 관련한 추가적인 논의 사안과 발표가 오갈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선, 북한 측은 바이든 행정부의 접촉 시도에 긍정이나 부정 등 특정한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잘 접수했다'라고만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 정부와 미국 행정부 측은 북한이 당장 거부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향후 고위급 검토를 거치겠다는 의미로 풀이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