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정 디렉셔널 대표 "'모의 대차거래 중개부터...'공린이' 마음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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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1-04-2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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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3일 공매도 재개 맞춰 서비스 가동

  • 빌려주고 빌리고 공매도까지 한 번에

  • 3000만원 사이버머니로 모의투자부터

이윤정 디렉셔널 대표[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 1년은 힘들었지만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공매도 재개 시점에 맞춰 '모의 대차거래'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열 텐데, 이용자들이 대차거래에 익숙해지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19일 서울 여의도 '서울 핀테크랩'에서 만난 이윤정 '디렉셔널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디렉셔널은 개인 투자자끼리 주식을 빌려주고 빌릴 수 있도록 하는 'P2P 주식 대차 플랫폼'이다. 재작년 8월 신한금융투자와 협력, 첫선을 보였다.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만 공매도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시장에 자유롭게 뛰어들 수 있도록 터를 닦겠다는 게 이 대표의 구상이었다.

서비스가 한창 퍼져나가야 할 시기 차입 공매도가 금지되고, 공매도 자체에 대한 개인들의 반발이 심해졌다. 이 대표는 "내부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면서도 "한편으론 한층 성숙해질 수 있었던 계기"라는 소회를 밝혔다. 서비스는 멈춰 있었지만 디렉셔널은 멈춰 있지 않았다. 뺄 것은 빼고 추가할 것은 추가하는 과정을 거쳐 UI(이용자 환경)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디렉셔널은 다음달 3일 공매도 재개와 동시에 서비스를 일부 재가동할 계획이다. 우선 가상으로 주식 대차를 해볼 수 있도록 하고 이르면 상반기 실제 거래가 가능하도록 서비스한다는 구상이다. 본 서비스 오픈 전 마무리해야 하는 협력 증권사와의 논의가 아직 남았다. 이용자가 대차거래, 주식매매 등을 원활히 하도록 지원하려면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 대표는 "우선 이용자들이 가상으로 대차거래를 해볼 수 있도록 서비스할 계획이다. 동시에 재작년 8월 처음 선보인 서비스도 재개할 생각"이라며 "아직 주식 대차거래에 익숙지 않은 국내 투자자들이 주식을 직거래해보고 이로써 수익을 얻는 데 재미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 1차적 목표"라고 했다.

디렉셔널의 모의거래 서비스는 주식을 빌려주는 사람과 빌리는 사람 모두에게 윈윈이다. 우선 주식을 보유한 사람은 놀고 있는 주식을 활용, 적지 않은 이자를 챙길 수 있다. 주식 직접투자가 메인이라면, 주식 대여는 엑스트라 수익 모델이 된다. 이자율은 본인이 원하는 만큼 부르고 주식을 빌릴 사람과 협의해 확정하면 된다.

이 대표는 "주식을 빌려주는 사람은 매일 이자수익이 얼마나 붙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대여자가 돈이 모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우리 목표"라고 강조했다.

대주 상환이 여의치 않을 경우를 대비해 담보도 받는다. 이 대표는 "재작년 8월 오픈한 서비스에선 현금 담보만 가능했는데, 주식도 담보가 가능하게끔 서비스를 개선 중"이라며 "담보비율이 떨어지면 '반대매수'를 내보낼 수도 있다"고 했다.

주식을 빌리는 사람도 원하는 이자율, 수량을 입력해 간단히 차입할 수 있다. 가상 잔고는 최대 3000만원이다. 금융당국의 새 개인대주제도에 따른 한도다. 차입 후 매매거래를 체결한 즉시 수익률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대표가 본 서비스 출시에 앞서 '일단 써보게 하자'는 생각을 한 건, '공매도는 나쁜 것'이라는 막연한 편견을 조금이나마 깨뜨리기 위함이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등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가 힘껏 쌓아올린 코스피 3000 시대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걱정이 크다. 금융당국은 개인대주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를 기존 6개사에서 17개사로 늘리는 등 개인 공매도 활성화를 위한 여러 정책을 내놨지만, "공매도 자체를 폐지하라"는 요구를 지속하는 개인들이 적지 않다.

이 대표는 "미국, 일본은 공매도가 개방돼 있음에도 한국시장보다 주식이 더 많이 올랐다. 공매도 활성화가 증시 하락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것"이라며 "이를 말로만 듣는 것과 경험으로 아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오해를 풀려면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강조했다.

2년 전의 디렉셔널과 지금의 디렉셔널은 '손 쉬운 UI' 말고도 많은 것이 달라졌다. 이용자들이 어떤 주식을 매도하면 좋을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플랫폼을 통해 얻어갈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해당 서비스도 다음달 중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어떤 주식을 공매도하면 좋을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위해, 앞서 오랫동안 기관 투자자들에게 리소스를 제공해온 핀테크사와 협력하고 있다"며 "단순히 대차거래 중개만 서비스하면, 넥스트 스텝에 대한 의문점이 커질 것 같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이어 "투자자에게 실적발표 등 이벤트, 해외 증시 현황 등을 안내해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도울 것"이라며 "해당 서비스는 지금과 같이 유동성이 아니라 실적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고도 했다. 

예컨대 '어제 미국 증시에서 국내 주식 A와 연관된 종목이 약세였으니, 오늘 A가 하락할 수 있겠다'는 식의 판단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플랫폼상에서 주식을 빌리고자 하는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고 있다면, 이것 자체가 투자 판단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특정 종목이 과열돼 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대표가 처음 서비스를 구상하게 된 건,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공매도 참여가 유독 저조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대표는 "한국은 개인 간 대차거래 시장의 규모 자체가 매우 작다. 대차거래를 할 만한 시스템도 없을뿐더러, 풀도 적다"며 "개인이 국내 증시에서 1000조원가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대여가 가능한 액수는 20조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식을 놀리는 분들이 많다는 것은 대차거래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주식을 빌려주고 받을 수 있는 이자율이 제한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했다.

실제 일부 증권사가 제공하는 '대여풀 서비스'는 주식 대여자가 받을 수 있는 이자율이 높지 않은 편이다. 증권사가 중간에서 수수료를 받아야 하는 구조여서다. 디렉셔널의 서비스는 이 같은 브로커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자율 설정이 보다 유연하다.

이 대표는 "우선 대여풀이 커져야 주식을 빌리려는 사람도 늘어나고 공매도 시장 자체가 커지게 된다"며 "디렉셔널의 서비스로 '돈 버는 재미'를 느끼는 대여자가 늘어나 개인 공매도 시장 자체가 활성화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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