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두고 뚜렷해지는 '한·중 vs 미·일' 대립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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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04-1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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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키로

  • 美, 日 사실상 지지...미궁 빠지는 한국 외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오염수(처리수)를 해양 방류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한·중·러와 미·일 간 전선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한국 정부는 전날 중국과의 해양협력대화를 통해 관련 우려를 공유하며 외교·사법적 대응을 검토키로 했다. 이에 더해 러시아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방침 관련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는 미국에는 관련 우려를 전달했을 뿐 양국 간 의견 일치는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정부는 일본 정부의 결정을 사실상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한국이 일본 외교력에 밀렸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14일 오전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및 회원단체 관계자들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물질 방류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중·러, 日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심각한 우려'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중 양국은 전날 제1차 해양협력대화를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고,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인접국들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이뤄진 데 대해 강한 유감과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

양측은 또 일본 정부가 주변국들과의 협의 없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출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앞으로 일본 측의 상응 조치가 미진할 경우 외교·사법적 해결을 포함한 다양한 대응 방안을 각자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양국은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등 구체적인 공조 방안에 대해서 논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화는 최희덕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과 홍량(洪亮) 중국 외교부 변계해양사무국장을 수석대표로 하고 양국의 해양 업무 관련 부처들의 과장급 담당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러시아 정부 역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13일 밤(현지시간)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발표하고,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나온 방사성 오염수를 해양으로 방류하는 계획을 승인한 데 대해 주목했다"며 "일본은 유감스럽게도 러시아를 포함한 이웃 국가들과 협의하는 것을 필요한 일로 간주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외무부는 또 "이 문제와 관련한 일본 측의 공식 정보는 충분치 않다"면서 "이와 관련해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일본 정부가 필요한 수준의 투명성을 보이고 방사능 위협을 야기할 수 있는 자국의 조치에 대해 관심국들에 설명하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한국 우려, 美측에 전달" vs 한·중 "우려 공유"...'온도차'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한·중·러가 입을 모은 가운데 미국은 사실상 일본 정부 결정을 지지해 주목된다. 미·일 정상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대면 회담할 예정이어서 양국이 사전에 입을 맞춘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뒤따른다.

미 국무부는 일본 정부 발표 직후 "국제 안전 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사실상 지지 입장을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국제적 관행'이라고 평가하며 환영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외교가에서는 '한국 정부가 일본 외교력에 당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한국 정부가 관련 우려를 이미 미국 정부에 전달했지만, 일본의 외교력에 뒤져 미국 정부 입장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는 얘기다.

관련해 외교부는 전날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해당 이슈에 대한 지난주 미 국무부 접촉에 이어 13일 일 측의 결정 이후 재차 주한미국대사관과 주미대사관을 통해 우리 국민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우려와 우리 입장을 미 측에 전달했다"고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의 신임장 제정 직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 결정과 관련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를 두고 신임장 제정 자리가 상대국 대사와의 상견례 의미를 가지는 자리여서 외교관례상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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