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음성AI 기업 '뉘앙스' 인수…불붙는 산업 특화 클라우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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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1-04-1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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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조원으로 의료 특화 AI솔루션 확보

  • 헬스케어 분야 특화 솔루션 사업 강화

  • 음성 활용한 가상비서·협업툴 등 연계

  • 유통·금융·제조 특화 MS클라우드 예고

  • 네이버클라우드, SK C&C도 공략 나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현금 197억달러(약 22조원)를 투입해 음성인식·헬스케어 인공지능(AI) 기업 '뉘앙스커뮤니케이션즈'를 인수한다. MS 본사 차원에서 의료업종을 비롯한 산업특화 클라우드 전략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MS의 뉘앙스 인수는 세계 클라우드 시장 경쟁 양상의 변화에 대응하는 성격으로 볼 수 있다. MS뿐아니라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클라우드 등 주요 다국적 클라우드 기업들은 최근 '버티컬(vertical) 클라우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버티컬 클라우드는 특정 산업과 업무환경에 맞춤형 구성으로 묶인 클라우드 솔루션을 지칭한다.

버티컬 클라우드 전략에 따라 공공, 금융, 제조, 의료 등 산업과 콜센터, 생산현장, 원격근무 등 업무환경에 맞춰 여러 클라우드 기반 제품을 결합해 제공하려는 시도가 구체화하고 있다. 서버를 대신하는 가상머신(VM), 스토리지 시스템을 대신하는 저장공간, 네트워크 인프라를 대신하는 전송망과 상호연결 서비스 등 낱개 기술을 제공하는 것과는 다른 경쟁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국 본사가 뉘앙스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수 소식을 전하면서 "AI는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기술이고, 헬스케어는 그 가장 시급한 응용분야"라며 "전문가들에게 발전한 AI 솔루션을 제공해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돕고 더 의미있는 연결을 창조하겠다"고 선언했다.

양사는 수년전부터 의료업계 전문가들의 생산성을 높여 주는 음성인식과 AI 기술을 개발하는 데 협력해 왔다. 일례로 지난 2019년 10월 양사는 의사가 환자와 대화한 내용을 듣고 자동으로 문서화해 '전자건강기록(EHR)'으로 생성하는 음성인식 AI 기술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진료기록을 남기는 데 소모되는 시간을 절약해 줄 수 있는 기술이다.

이번 MS의 발표에 따르면 뉘앙스의 소프트웨어는 이미 헬스케어 산업에 활용되는 클라우드 기반 의료용 음성인식 기술로 널리 쓰인다. 의료산업의 EHR 관련 핵심 정보시스템과 매끄럽게 연계돼 종사자들의 문서 업무 부담을 덜어 준다. 미국 내 병원의 77%, 물리치료학자(physicians)의 55%와 방사선의학자(radiologists)의 75%가 뉘앙스의 솔루션을 사용 중이다.

이날 MS는 뉘앙스의 음성인식 기술이 헬스케어 분야를 넘어 다양한 기업용 솔루션 영역에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양방향 음성 응답(IVR), 가상비서, 디지털·생체인식 솔루션 등 모든 업종별 기업의 AI와 고객 관여 솔루션으로 폭넓게 쓰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애저, 팀즈, 다이나믹스365 등을 포함한 MS의 AI·클라우드 전략을 강화할 전망이다.

MS는 작년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포 헬스케어'를 선보이며 버티컬 클라우드 전략을 가동했다. 이 헬스케어 클라우드는 이달 한국어를 포함한 8개의 신규 언어를 지원하며 원격 헬스케어, 환자 셀프서비스 등의 기능을 의료 솔루션·서비스 기업과 병·의원 조직의 진료·업무 환경에 제공한다. MS는 이밖에도 유통·금융·제조·비영리단체 특화 클라우드를 내놓는다.

의료 업종에선 앞서 구글 지주사 알파벳이 AI 연구조직 '딥마인드'를 통해, IBM이 '왓슨 헬스' 사업부문을 통해 AI 기술을 결합한 의료업종 특화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하며 사업기회를 찾아 왔다. 이 기술을 각 사가 보유한 클라우드 기반으로 실용성을 강화해 내놓으면 버티컬 클라우드 전략을 실행하는 셈이 된다.

IBM은 작년 11월 삼성·인텔·시스코 등 35개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통신서비스 환경에 초점을 맞춘 버티컬 클라우드 전략도 전개했다. 당시 '통신 산업 전용 IBM 클라우드(IBM Cloud for Telecommunications)'라는 이름의 솔루션으로 레드햇의 클라우드 플랫폼과 파트너사의 산업 특화 솔루션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구글은 올해 2월 SK㈜ C&C가 산업별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업종별 프로젝트 관련 자산과 시스템·서비스의 플랫폼으로 선보인 '멀티버스'를 활용해, 제조 기업이 애플리케이션 구축과 플랫폼 생태계 확대를 지원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세아그룹이 협업솔루션 구글워크스페이스와 구글클라우드기반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선 네이버클라우드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지난 9일 출시된 '네이버클라우드 포 워크스페이스'는 협업툴 네이버웍스, 업무시스템 솔루션 '워크플레이스', 자료저장서비스 '워크박스'를 결합하고 AI기반 업무 자동화와 메신저 중심 소통, 세무회계 환경의 업무 처리 자동화 등으로 효율을 높여 주는 소상공인, 스타트업, 대기업 등의 업무환경 특화 솔루션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달 기준 179개, 올해 250개에 달할 개별 클라우드서비스 상품이 여타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견줘 대등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향후 특정 업무 환경이나 산업에 초점을 맞춘 솔루션 공급을 예고했다. 올해 헬스케어, 교육, 전자상거래, 콜센터 등 산업과 활용 유형별 버티컬 클라우드 솔루션을 맞춤 제공할 예정이다.

SAP도 최근 첫 한국 데이터센터 가동을 시작하며 고객·파트너들과 함께 버티컬 클라우드 솔루션인 '산업 클라우드(Industry Cloud)'를 공동 개발해 산업별 혁신 애플리케이션을 제공 중이다. SAP는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애플리케이션 사업 비중이 큰 만큼 자체 데이터센터뿐아니라 네이버클라우드·MS 등 국내외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자들과 협력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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