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아태금융포럼] 에리카 오렌지 "시간의 붕괴 '템플로전', 위기 속 기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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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1-03-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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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을 달리하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수많은 기회가 수평선 너머로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미국의 미래 컨설팅 기업 퓨처헌터스의 부사장이자 미래학자인 에리카 오렌지는 17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1 아시아·태평양 금융포럼(APFF 2021)'에서 '유동성 회수에 대비하는 경제 전략'이라는 기조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오렌지 부사장은 "팬데믹이 세계를 휩쓸고 경제적 불균형이 심화하기도 하고, 개발도상국 위주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한편, 현대 기술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권력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이 모든 것을 포함한 수 많은 사례가 인류에게 커다란 역경이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위기 속에도 여전히 기회는 있다는 게 오렌지 부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우리는 미래로 가는 길을 직접 만들 능력과 그 방향을 읽을 능력을 갖고 있다"며 "국제 금융과 경제의 미래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들이 어떻게 진화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거시적 요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거시 트렌드의 첫번째로, 오렌지 부사장은 '시간 개념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전환기를 맞이하기 전의 경제 모델에서는 시간을 직선적이고 순차적으로 파악했다면, 이제는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시간을 측정하고 경험한다"고 짚었다.

이러한 파괴적 변화를 표현하기 위한 새로운 개념으로, 오렌지 부사장은 '템플로전(Templosion)'이란 용어를 제안했다. 그는 "템플로전이란 '시간의 일시적 붕괴'를 뜻한다"며 "거대하고 광범위한 사건이 전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일어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업의 경계도 바뀌고 있다. 시간이 압축되면서 상당수의 기업들이 기존 사업 모델을 실시간으로 변경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렌지 부사장은 "템플로전의 세계에서는 차별화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선형적인 사고 방식을 고수하는 기업은 존재의 의미가 흔들릴 것"이라고 했다.

오렌지 부사장은 두번째 거시 트렌드로, "단기적인 성과주의의 한계'를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는 많은 변화를 불러왔고 이로 인한 변화의 규모와 범위가 오래 지속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혁신을 추진할 경우 폐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금까지 기업 경영자들은 주주의 즉각적인 만족과 단기 성과를 기준으로 성과를 평가받았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보상 구조가 재설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공 자본주의' 또한 중요한 거시 트렌드가 될 전망이다. 오렌지 부사장은 "공공 자본주의는 공익을 중시하면서 시장 기능을 허용하고, 규제와 법률의 불공정함을 인정한다"며 "자본가가 아니라 사회가 얻는 이익이 수익을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상 처음으로 기업에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기업의 투명성은 앞으로 수십년간 이어질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등을 경영 성과로 측정하는 ESG를 투자 의사 결정에 적용하는 것도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에리카 오렌지 퓨처헌터스 부사장은 '유동성 회수에 대비하는 경제 전략'이라는 기조 강연에서 ""관점을 달리하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수많은 기회가 수평선 너머로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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