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C "SK, LG 영업비밀 아니면 기술개발 어려워"···SK "LG와 기술 다르다"

윤동·김성현 기자입력 : 2021-03-05 09:55
LG에너지솔루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SK이노베이션에 10년간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의견서가 공개됐다.

ITC는 SK이노베이션이 침해했다고 인정한 22개의 영업비밀 리스트도 공개했다. 동시에 ITC는 최종 의견서를 통해 "SK의 증거인멸 행위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며 "증거인멸은 고위층이 지시해 조직장들에 의해 전사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반면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LG이노베이션의 기술이 필요치 않았다고 반박했다.

ITC는 4일(현지시간) 지난달 10일 내린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판결에 대한 의견서를 공개했다.

ITC는 총 22가지 영역에 걸쳐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인정했다. ITC는 SK의 증거 인멸 사실과 시도에 대해 "매우 이례적(extraordinary)"이라며 "증거 인멸이 고위급에서 지시됐고, 부서장들에 의해 SK 전반에서 수행됐다"고 명시했다.

ITC는 "SK의 증거인멸, 증거 개시 과정에서의 더딘 대응, 솔직함 결여(lack of candor)로 초래된 지나친 지연이 ITC의 법적 의무와 행정 판사가 정한 절차적 일정을 노골적으로 무시(callous disregard)했다"고 지적했다.

ITC는 10년 간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 데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ITC는 "LG의 영업비밀이 없었다면 (SK이노베이션은) 10년 이내에 해당 영업비밀 상의 정보를 개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10년 기간이 과도하지 않다(not unduly)"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지난 2018년 수주한 폭스바겐 물량에 대해서도 "SK가 LG의 가격 정보 등을 포함한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며 "이는 SK의 입찰 가격이 최저가였다는 기록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이 입찰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가격 정보 등의 영업비밀을 활용해 최저가 입찰을 했고, 이는 실제 수주로 이어졌다는 취지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이 없었다면 10년 동안 기술 개발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내용에 즉각 입장문을 발표하며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1982년부터 준비해 온 독자적인 배터리 기술개발 노력과 그 실체를 제대로 심리조차 받지 못한 미 ITC의 결정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LG와 SK는 배터리 개발, 제조방식이 달라 LG의 영업비밀 자체가 필요없고, 40여년 독자개발을 바탕으로 이미 2011년 글로벌 자동차 회사에 공급 계약을 맺은 바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SK이노베이션의 독자적인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 침해 주장에 대한 실체적인 검증 없이 소송 절차적인 흠결을 근거로 결정했다"며 "ITC는 영업비밀 침해라고 결정하면서도 여전히 침해되었다는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어떻게 침해되었다는 것인지에 대하여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침해당한 영업비밀을 특정하라는 ITC 요구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이 당초 범위를 너무 방대하게 제시했다가 다시 22개로 축약했다고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ITC가 22건을 지정하면서도 개별 수입 물품이 실제 수입금지 대상에 해당할지는 별도 승인을 받도록 명함으로써 그 범위가 모호하다고 스스로 인정했다"며 "ITC 의견서 어디에도 이번 사안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증거는 실시되지 않았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은 또한 포드와 폭스바겐이 수입금지 유예기간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라면서, ITC의 결정이 공익 영향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ITC의 모호한 결정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심각한 경제적·환경적 해악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 같은 문제점을 대통령 검토 절차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해 거부권 행사를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증거 인멸과 관련해서는 "일부 팀에서만 판단 착오로 벌어진 문서 삭제를 LG 측이 전사적·악의적 증거인멸이 있는 것처럼 왜곡한 것이 받아들여졌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10일 나온 ITC 최종 결정에 대해 리뷰를 진행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종 결정 후 60일 이내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거부권 행사를, LG에너지솔루션은 ITC 결정을 번복하지 말 것을 각각 요청한 상황이다.
 

[사진=백승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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