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현장]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AZ접종 후 “특정 제품 불안해할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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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1-03-0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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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병원 1호 백신 접종 어떻게 진행됐나

서울대학교병원 의료진 대상 코로나19 백신 자체접종이 실시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김연수 서울대학교 병원장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모든 백신은 근거가 있는 제품이니 국민들이 특정 제품에 불안해할 필요 없이 믿고 맞는 것이 중요하다.”

4일 오전 상급종합병원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서울대병원의 김연수 원장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끝내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김 원장은 직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앞장서서 백신을 접종했다. 그는 “임신 중이거나 임신 계획이 있는 직원을 빼면 병원 직원 대부분이 접종을 한다”며 “접종 동의율이 95% 정도다. 3월부터 새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도 미리 (접종)의향을 물었는데 거의 동의한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접종 후) 특별한 이상반응은 없다. 병원장실에서 일반적인 업무를 볼 예정”이라며 “백신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서울대병원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접종이 이뤄지는 어린이병원 지하 1층 임상강의실 앞은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현장에선 병원에서 진행하는 첫 백신 접종에 대한 긴장감과 기대감이 감돌았다.

백신 접종은 예진표 작성→접수→예진→접종→접종 후 등록→이상반응 모니터링 순으로 진행했다. 서울대병원은 임상강의실을 A, B로 나눠 예방접종을 진행하는데, 이날은 50명의 직원만이 접종받을 예정이라 A접종실만을 이용했다. 접종실 안에선 예진·접종·접종 후 등록·이상반응 모니터링이 이뤄지는데, 문 왼쪽에 위치한 예진 장소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동선을 짰다. 병원 1호 접종자인 김 원장을 따라 이날 백신 접종 과정을 살펴봤다.

김 원장은 정승용 부원장 등과 함께 오전 8시53분경 코로나19 백신 접종현장에 도착했다. 로비 왼쪽 테이블에서 예진표를 작성하고 맞은편에서 접수한 뒤 체온 등을 확인받았다. 이후 A접종실로 들어가 예진표를 내고 예진을 했다. 의료진은 김 원장에서 ‘긴장하지는 않았는지’, ‘컨디션은 괜찮은 지’ 등을 문진하고, ‘접종 후에는 이상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15분 이상 머무르라’고 당부했다.
 

예진 받는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사진=연합뉴스]


이후 오전 8시 56분께 김 원장은 흰 가림막으로 분리된 접종구역으로 이동했다. 접종장소에는 파란색 가운을 입고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의료진이 손을 소독하며 대기하고 있었다. 김 원장은 왼쪽 팔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다. 이때 김 원장은 “찔렀나”라고 반문한 뒤 “하나도 안 아픈데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접종 후에는 접종 사실을 등록하고, 이상 반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15분간 머물렀다. A, B 접종실엔 각각 의자 300석이 있는데, 병원은 이중 각각 50석을 이상 반응 대기석으로 활용했다.

김 원장이 접종한 지 5분 정도 지났지만 그는 속 울렁거림 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예상보다 아프지 않았다. 주사기 새로 개발되서 그런가. 전혀 통증이 없다”며 “긴장해서 그럴 수도 있고 아직 몇분 안되 그런 것도 같다”고 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신고된 것에 대해선 “안타깝다”고 말하면서도, “요양병원에 입원한 기저질환자 분으로 인과성은 아직 모르겠지만 백신 접종에 대한 장점이 크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에 대해 불안감이 높은데, 아스트라제네카는 인류와 오래 함께 한 아데노 바이러스를 활용한 것"이라며 "백신 개발 과정에서 여러 차례 검토해 특정 제품에 대해 특별히 불안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제품인 시노팜을 예로 들면서 "우리 서울대병원이 아랍에도 있는데 거기는 정책상 중국 시노팜 백신을 맞아야 한다"며 "150명 정도의 직원이 대부분 접종을 했고 항체 검사를 보면 양성률도 높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백신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모든 백신이 근거가 있으며 믿고 맞아 달라"고 당부하며, 오전 9시 16분께 안심한 모습으로 강의실을 나섰다.

두 번째 접종자인 정승용 부원장도 접종 후 속이 메스껍거나 울얼거리는 반응은 없었다. 그는 "접종에 대한 걱정보다 이후에 맞는 직원들이 안전하게 맞았으면 좋겠다"며 "건강하게 접종하고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 현장에 방문한 김남중 감염내과 교수는 전날 발생한 백신 접종과 사망 인과성에 대해 "사망 연관성이 있으려면 동일 제조번호 동일 시간대 특정 장소, 그리고 부검결과가 필요하다. (지금) 단정하기엔 섣부르다"며 "언론에서도 아직 인과성은 모른다는 톤으로 낮춰 보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소견을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이날부터 주말을 포함해 열흘간 직원 8900명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과 행정직원 등 340여명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다. 화이자 백신은 다음 주께 입고될 예정이다.

정부는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다음 날엔 서울아산병원, 다음 주부터는 세브란스병원과 고려대구로병원에서 차례로 접종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는 누적 15만4421명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가 15만1679명, 화이자 백신 접종자가 2742명으로 조사됐다.
 

백신 접종 뒤 대기하는 서울대병원장.[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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