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빚 966조원… 가파른 증가세에 신용등급 '빨간불'

최다현 기자입력 : 2021-03-02 14:22
국가채무비율 48.2%·통합재정수지 -4.5%·관리재정수지 -6.3% 역대 최대 홍남기 "채무비율 50%에 2~3년 걸릴 듯… 비기축통화국 대외신인도 중요"

홍남기 부총리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장관들과 2021년 1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정부가 1분기가 지나기도 전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국가채무 증가폭이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 안에 추경을 추가로 편성하거나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코로나 극복 위로금을 지급할 경우 '나라빚 1000조원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5조원에 달하는 추경 예산 중 9조9000억원을 적자 국채 발행으로 충당한다.

앞서 정부는 올해 본예산을 편성하면서 적자국채 발행 규모를 93조5000억원으로 밝힌 바 있다. 1차 추경에서 10조원에 가까운 적자국채 발행 계획을 추가하면서 올해 채무 증가 규모는 103조4000억원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이번 '벚꽃 추경'은 아직 연초임을 고려해 지출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의 경우 총 4차례 이뤄진 추경 중 일부 재원인 16조4000억원 가량을 지출 구조조정으로 충당한 바 있다.

안도걸 기재부 예산실장은 "본예산 재량지출 대부분이 경기회복과 한국판 뉴딜 등 미래 투자를 위한 소요로 구성돼 있다"며 "중반기 정도 가야 집행이 부진하거나 성과가 미흡한 사업에 대해 구조조정 여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연말 기준 국가채무는 965조9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48.2%로 치솟는다. 이는 2021년 본예산 대비 0.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다만 0.9%포인트 중 0.4%포인트는 지난해 GDP가 -1.0% 역성장한 점을 반영한 것이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89조6000억원 적자를 볼 것으로 보인다. 본예산 대비 적자규모가 14조2000억원 확대됐다. GDP 대비 적자비율도 -4.5%로 0.8%포인트 늘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26조원으로 본예산 대비 13조5000억원 증가했다. GDP 대비 적자비율은 -6.3%로 사상 처음 -6%를 돌파하게 된다.

기획재정부도 국가채무의 증가 속도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동의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추경안 발표 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번 추경으로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비율은 48.2%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에서 30%대, 30%대에서 40%대로 넘어오는 데 7~9년이 걸렸지만 현재 속도라면 50%대에 이르는 데 2~3년 밖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과 같은 비기축통화국은 대외신인도 관리가 중요하다"며 "OECD 국가 중 기축통화국의 국가채무비율은 평균 100%를 넘어서지만 비기축통화국은 50%를 넘지 않는 수준이라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최상대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은 "한국의 재정건전성은 국제비교를 했을 때 양호한 수준이지만 증가 속도는 빠른 측면이 있다"며 "향후 재정운영 과정에서 민생과 경제 조기회복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지출 구조조정 등 지출효율화를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채 발행 규모 증가가 국채 시장의 변동성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최근 글로벌 금리가 상승 기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 심의관은 "지난달 25일 기준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1.88%로 지난해 말 대비 17베이시스포인트(bp) 상승한 상황이지만 이번 추경에서 발행하는 국채는 시장에서 원활하게 소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다만 시기별, 연물별 발행량을 분산해 시장변동성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적자 국채 발행 규모를 10조원 안에서 막은 것은 기재부가 상당히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2019년 말과 비교하면 2년 사이에 GDP 대비 국가채무 규모가 10%포인트 증가하는데 이는 지나치게 속도가 빠르다"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이같은 채무 증가 속도는 해외 신용평가사들이 보기에 부정적으로 비춰져 신용등급에도 영향이 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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