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미얀마, 전국적인 총파업 결행... 역대 최대규모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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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마미 기자/ [번역] 이경 기자
입력 2021-02-2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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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선도로를 가득 메운 시위대 =22일, 양곤 (사진=NNA)]


군부가 쿠데타로 전권을 장악한 미얀마에서 22일,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총파업에 나섰다. 전국 각지의 슈퍼마켓, 상업시설, 공장 등이 임시휴업에 들어갔으며, 최대도시 양곤을 비롯한 각지에서 대규모의 시위가 발생, 경제가 마비되는 등 큰 혼란에 빠졌다. 군 당국은 오후 9시(현지시간)까지 무력행사를 통한 강력진압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은 21일 밤, "목숨을 건 대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대규모 시위는 강행됐다. 시위 참가자는 양곤에서만 수십만명에 달했다.

양곤에서는 오전 8시 경부터 여러 장소에서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됐다. 지금까지 시위를 주도해 온 의료관계자와 학생을 비롯해 각계각층의 단체와 구성원 등이 시위에 참가했다. 시위대는 다운타운인 술레 파고다와 카마유 군구 레단 지구의 상업시설 '레단 센터' 앞에 몰려들었다. 시내 주요 간선도로는 시위대로 가득 차, 교통이 마비됐다.

양킨 군구의 병원 앞에는 오전 7시 경부터 의료관계자들 약 4000명이 집결했다. 지난 주말까지 제2도시 만달레이 등에서는 시위참가자 3명이 치안부대의 무력행사로 사망했다. 의학부에 다니는 한 여학생(19)은 "무섭지만, 원래 세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시위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시위대가 거리로 나서자 시민들은 큰 박수로 이들을 응원했다.

군 당국은 시위봉쇄를 위해 심야부터 정오까지 인터넷을 차단했다. 그러나 입소문과 전날까지 SNS에 유포된 정보에 따라, 아웅산 수치 고문의 사진과 국민민주연맹(NLD)의 깃발을 든 시위대는 계속해서 몰려들었다.

군부측 치안당국은 미국과 중국 등의 재외공관과 유엔사무소, 정부기관, 국영은행 주변에 중점적으로 부대를 배치했으며, 바리케이트도 설치했다. 사상자가 발생할 정도의 무력행사는 목격되지 않았으나, NLD 관계자에 의햐면, 수도 네피도에서는 200명 이상의 시위 참가자가 구속됐다. 양곤에서는 오후 5시 기준으로 대부분의 시위대가 해산, 군 당국도 과잉진압에 나서지는 않았다. 그러나 23일 이후 시위에 대해 강제진압이나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총파업은 수도 네피도, 만달레이를 비롯해 전국으로 확산됐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서부 라카인주에서는 시위활동이 소규모에 그쳤다고 한다.

[만달레이 등에서 희생된 시위대를 추모하며, 항의하고 있는 젊은이들 =22일, 양곤 (사진=NNA)]


■ 봉제공장도 생산중단
양곤에서는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유통사 시티마트 홀딩(CMHL), 편의점 '그랩&고' 등 각종 소매점들과 싱가포르 배차서비스 그랩 등도 이날 조업을 중단했다. 현지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들도 거의 모두 휴업에 들어갔다. 쿠데타 이후에도 쉬지않고 조업을 이어온 봉제공장도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업계단체 간부) 생산을 중단했다.

시티마트, 그랩 등은 23일 이후부터는 평소대로 영업을 재개한다. 시위 주도 세력들도 지속적인 총파업은 촉구하고 있지 않아, 주요 소매점 폐쇄는 22일 하루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얀마는 지금까지 시민불복종운동(CDM) 확산으로, 행정기관과 은행 등의 기능이 거의 마비상태다.

이번 대규모 시위는 2021년 2월 22일이 '2'가 5번 포함되는데 착안해 계획됐다. '8'이 4번 들어간 1988년 8월 8일에 일어난 민주화 시위 때는 진압과정에 수천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으나, 이번 시위참가자들은 무력진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마찰을 피하기 위해 '비폭력'을 강조하고 있다. SNS에는 '경찰에 대들지 마라', '도발에 넘어가지 마라' 는 등의 메시지로 서로에게 자제를 촉구하는 글이 많다.

88년 민주화 시위를 기억하고 있는 건설업에 종사하는 남성인 테인 라인 투에(42)씨는 "쿠데타가 빨리 종식됐으면 좋겠다. 지금은 항의도 못하던 시절과는 많이 다르다. 평화시위를 통해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 올 때 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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