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죄악이 된 공매도 생각의 틀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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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1-02-1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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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공매도 부분적 재개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공매도가 연일 이슈다. 폐지를 해야 한다는 쪽과 이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쪽이 연일 부딪히고 있다. 공매도 중지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해외를 비롯해 국내 자산시장까지 붕괴될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긴급하게 6개월 간 공매도 중지를 발표했다. 이후 코로나19가 여전히 세계경제를 흔들자 정부는 한 차례 더 중지 연장 발표로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결과론 적으로 보면 코스피지수는 3100포인트가 넘으며 국내 증시 역사상 최대 호황기를 누리게 됐다.

하지만 정부가 오는 5월 3일부터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지수 구성종목부터 공매도 거래를 허용한다고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이 뜨겁다. 공매도를 아예 폐지하자는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들에게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게 공매도 폐지론자들의 주장이다. 개인들은 주식을 빌리는 데 한계가 있어 공매도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를 바꿔 말하면 공매도로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이 하락했거나 하락할 수 있으니 아예 주가 하락을 부추길 공매도 자체를 없애자는 거다.

그렇다면 공매도가 과연 죄악일까. 공매도는 분명 긍정적인 면이 존재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팔고 주가가 하락했을 때 낮은 가격으로 사 이를 갚는 투자방법이다. 주가가 고평가 돼 가격거품이 생겼을 경우 이를 조정해 건전성을 지켜준다. 개미 투자자들에게 ‘존봉준’으로 불리우고 있는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역시 한 티비 프로그램에 출연해 “공매도는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며 주식버블을 없애준다”라고 공매도의 순기능을 말하기도 했다.

오히려 워런 버핏은 공매도가 많이 몰리는 주식에 대해서는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2006년 주주총회에서 “공매도가 많은 주식은 부정을 저지르거나 부정에 가까운 행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며칠전 만난 지인이 카톡메시지를 보여주며 나한테 건넨 말이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연 400만원짜리 리딩방에서 추천해준 종목인데 괜찮은지 좀 봐달라”는 것이었다. 해당 종목은 메시지가 전달된 날 주가가 10% 이상 급등했다. 뚜렷한 이슈도, 또 실적도 없던 상황이었다. 시세조종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그런 리딩방이 현재 수십‧백여개가 존재하고 있다.

공매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가하락을 부추길만한 허위정보의 유포다. 이는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된다. 주식 리딩방 세력들이 언제 공매도 세력들과 결탁해 ‘매도’를 부르짖으며 허위정보를 유포할지 모른다.

공매도를 문제삼기 보다 공매도를 악용하는 불공정거래 세력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야 한다. 고도화되고 있는 투기세력들의 허위정보 유포를 차단할 수 있도록 감독기능이 더욱 고도화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의 기능도 한층 더 강화돼야 할 것이다.

또 최근 주식시장이 핫(Hot) 한 주제로 떠오르면서 젊은 투자자들도 너나없이 주식공부에 열심히다. 많은 지식을 축적한 만큼 투자자들도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할 때다. 언제까지 가격이 올라야 돈을 버는 구조만이 정상이라고 생각해야 하는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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