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로빈후드, '8억' 계산 오류 청구서에 20세 대학생 극단적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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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2-0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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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옵션거래 약관 공지 없어...지불하지 않아도 될 손실액 8억원 청구

'쉬운 투자'를 내세우며 개인 투자자를 불러모았던 미국 주식중개사 로빈후드가 무책임한 거래 책임 행태로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로빈후드가 주식 옵션 투자 손실액을 잘못 산출한 탓에 20세 대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테네브 로빈후드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CNBC와 CBS 등 외신은 이날 로빈후드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법원에서 알렉스 컨스의 유가족에 의해 '부당 사망'(wrongful death)과 '정서적 고통에 대한 과실가해', '불공정한 사업 관행' 등의 혐의로 고소당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유가족이 제출한 소장과 CBS의 보도에 따르면, 20세 대학생으로 10대 때부터 주식 투자를 해왔던 알렉스 컨스는 지난해 6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컨스는 지난해 고등학교 졸업 직전 로빈후드를 통해 처음으로 주식 투자 계좌를 개설했고, 약 5000달러로 추정되는 자신의 저축액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그는 로빈후드에서 풋옵션 등의 옵션거래를 시작했고, 당시 계좌에 1만6176.14달러를 보유하고 있던 컨스는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최대 손실 규모를 옵션 투자액인 1만 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11일 컨스는 자신의 계좌가 73만 달러의 손실액을 기록한 것을 확인했고, 며칠 안에 17만 달러의 1차 미수금을 로빈후드에 납부해야 한다는 요청을 받았다.

로빈후드는 전화 고객센터 등 직원이 직접 고객의 문의에 대응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 않기에, 컨스는 이날 밤부터 이튿날 아침까지 고객 지원을 요청하는 자동 이메일을 세 차례 발송했다.

로빈후드 측은 문의번호 06849753번과 함께 '지원팀에 문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만간 연락드리겠습니다'라는 자동 발송 이메일만 돌아왔으며, 컨스는 이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고(故) 알렉스 컨스의 로빈후드 거래 계좌 모습.[사진=CBS 캡쳐(유가족 제공)]


문제는 1차 미수금인 17만 달러뿐 아니라 73만 달러의 손실액 모두 컨스가 지불하지 않아도 될 금액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그가 로빈후드에 손실액으로 지불할 금액은 처음 그의 예상대로 옵션거래 원금인 1만 달러뿐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주식 거래 약관에서 옵션거래의 경우 투자자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보다 큰 손실을 기록했을 때 옵션 실행을 포기하면 투자 원금 이상의 금액을 책임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로빈후드는 이와 관련한 옵션투자 거래 약관을 컨스 등 옵션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공지하지 않았으며, 로빈후드 측은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다음 날에서야 '좋은 소식'이라면서 옵션거래가 완료됐고 추가 금액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알림 메일을 보냈다. 이는 옵션투자자들을 상대로 발송하는 자동 알림 메일이다.

CBS에 따르면, 유가족은 '무료 수수료와 쉬운 투자', '주식시장 민주화' 등 개미들의 투자를 돕는다는 로빈후드의 운영방침과 광고가 실제로는 경험이 없는 미숙한 수많은 개인을 유혹하기 위한 미끼였다면서 고객들이 적절한 투자전략을 짤 수 있도록 조언해야 할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이 논란이 되면서, 로빈후드는 더욱 격렬한 여론 악화 상황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로빈후드는 앞서 게임스톱 사태 당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를 임의로 제한해 주가를 폭락시켜 개미들의 막대한 손실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고(故) 알렉스 컨스의 생전 모습과 유가족.[사진=CBS 캡쳐(유가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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