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애플과 미래차 논의 중단... ‘제3의길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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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1-02-0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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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애플과 미래차 협력 논의를 중단했다.

애플과 이해관계 충돌 등 다양한 요인이 맞물려 협의가 불발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 전환을 목표로 글로벌 기업들과 동맹을 지속해서 모색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8일 공시를 통해 “당사는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애플의 '애플카' 협력설에 대한 침묵을 깨고,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상반된 국내외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면서 시장의 혼란을 막으려는 조치다.

앞서 지난달 8일 현대차그룹은 애플과의 협력과 관련한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공시를 통해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와 관련해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면서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대차가 당시 공시에서 “관련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힌 게 그 근거다. 이를 두고 국내 매체와 외신은 협업 가능성을 높게 보고, 애플카의 미국 기아 공장 생산 등 구체적인 내용까지 보도한 바 있다. 이번 협업 불발의 가장 큰 요인으로도 꼽힌다.

실제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애플이 전기차 개발을 위한 현대차·기아와 논의를 최근 중단했다고 보도하며, 애플의 ‘비밀주의’를 원인으로 꼽았다.

블룸버그는 수년간 개발 프로젝트와 공급 업체에 대한 정보를 비밀에 부쳐왔던 애플이 전기차 관련 논의 소식이 알려지자 화가 났을 것이라면서, 양사 간 논의가 언제 재개될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양사의 이해관계 조율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현대차그룹이 자칫 잘못하다가는 애플의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업체로 평가절하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을 정도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5위의 완성차업체이자 4위의 전기차생산업체다.

애플과의 협력이 틀어졌으나, 현대차그룹은 향후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동맹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공시를 통해 “당사는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와 관련해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추구하는 미래차도 기술과 가치의 ‘동맹’을 통한 소비자 이익의 극대화에 있다. 그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2021년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친환경·미래기술 경쟁력 혁신을 역설한 것도 올해가 그 원년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기차 부문에서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작품 ‘아이오닉5’를 필두로 기아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등 'E-GMP'가 적용된 전용 전기차를 출시한다. 전기차 라인업을 현재 8개 차종에서 2025년 23개 차종으로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10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자율주행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 미국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 설립 등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과 전략적인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모셔널은 2023년부터 미국 내 주요 지역에서 완전 자율주행차 기반의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비밀 준수를 중시하는 만큼 현대차그룹도 이와 관련해 그간 언급을 피했으나, 현재는 어느 정도 결정을 끝낸 것 같다”며 “올해는 현대차그룹 미래차 전환의 원년으로, 애플이 아니라도 그 협업 대상은 지속적으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번째 모델 '아이오닉5' 티저 이미지.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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