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결산] 최대 실적 내고도 '당국 권고'에 배당 축소...주주만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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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1-02-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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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주요 금융그룹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금융당국의 '권고'만큼 배당을 줄였다.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 시장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3조455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배당성향은 전년(26%) 대비 6%포인트 줄인 20%로 결정했다. 2013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하나금융그룹도 지난해 2조6372억원의 순익을 냈다. 전년(2조3916억원)보다 10.3% 늘어난 '역대급 실적'이었다. 하지만 하나금융 역시 배당성향을 20%로 맞췄다. 주당 배당금은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이들 금융그룹이 최대 실적을 내면서도 배당성향을 대폭 축소시킨 것은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령'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정례회의에서 순이익의 20% 이내에서 배당하라는 내용의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을 의결했다. 당국이 배당성향을 정례회의에서 의결해 공식 권고한 것은 처음이었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배당 결정을 3월로 미뤘다.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따를지 고심 중인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금융지주들이 중간배당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환주 KB금융 재무담당 부사장(CFO)은 지난 4일 컨퍼런스콜에서 "자본관리 권고안이 6월 말까지인 만큼 하반기에 경제 상황이 완화되면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중간배당 등 주주환원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용훈 신한금융 CFO도 "이번에 배당성향을 원래 계획대로 못하면 하반기에는 적극적으로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그룹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는데도 배당을 줄이라고 압박하는 것은 자본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재정건전성을 위한 조치라지만, 정작 금융그룹들의 100% 자회사인 은행들은 이 가이드라인에서 제외됐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2조298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전년(2조4391억원) 대비 5.8% 줄어든 규모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배당규모는 9180억원으로 연간 순익의 4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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