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세유표-42] 국회의원 ‘세비’를 ‘보수’로 바로잡아야 하는 이유

강효백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입력 : 2021-02-05 07:00
친일본색 2호, 국회의원 ‘세비’

강효백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

국회의원의 세비와 국민의 행복지수는 반비례하는가? 2015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정부경쟁력연구센터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회의원 세비는 1인당 GDP의 5.27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일본과 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반면 법안 발의·처리 건수 등 각종 지표를 통해 측정한 '보수 대비 국회의원의 경쟁력'은 꼴찌(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낮다.

보수 대비 의원의 경쟁력 최상위권인 스웨덴·덴마크·스위스·핀란드의 국회의원의 보수는 자기나라 최저임금보다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그것도 주급 또는 시급으로 받는다.
 
‘세비(歲費)’란 법률에도 없는 일본식 용어다. 일본은 국고에서 중의원과 참의원에게 주는 보수를 가리켜 세비라 한다. 세계에서 국회의원에게 주는 보수를 세비라는 특별한 용어를 사용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두 나라 뿐이다.
 
‘세비’ 하면 떠오르는 건 국회의원이다. 일의 대가로 받는 걸 보수(pay)라 한다. 임금, 급료, 봉급, 노임, 월급, 주급, 연봉이라고 한다. <공무원보수규정>(1)*에 따라 대통령, 국무총리,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3군 참모총장, 장군, 판 검사 경찰 군인 등 모든 공무원에 대한 대가를 보수라고 한다. 같은 의원인 지방자치단체 의원도 보수라 한다. 유독 국회의원의 보수만 세비(歲費)라 하는데 도대체 세비란 무슨 뜻일까?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봤다.
 
1.국가기관에서 한 해 동안 쓰는 경비.
14세기 중엽의 조선은 나라를 창업한 초창기라 많은 세비가 필요했다.
 
2.국가기관에서 관료 등에게 지급하는 돈.
일제는 황실과 친일파 관료들에게 작위를 내리고 세비를 지급해 주었다.
 
3.법률 국회의원이 매월 지급받는 수당 및 활동비.
국회의원은 상당한 세비를 받고, 무료로 교통수단을 이용하기도 한다.
 
2번의 예시가 충격이다.
 
1910년 8월 29일 한일합병조약 제5조다.
제5조 일본국 황제 폐하는 훈공이 있는 한인(韓人)으로서 특히 표창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 영예 작위를 주고 또 은금(恩金)을 준다.
 
조선총독부는 1910년 10월 12일 특별회계 세출예산 외에 이왕가(李王家)와 종일매국노들에게 세비(歲費)를 지급하는 명치천황의 칙령 <조선귀족령>을 공포했다. 
 
<조선 귀족령>에 따라 귀족에게 76명에게 거액의 세비가 하사됐다.

순종의 의친인 이강과 이회 공족 2명에겐 83만원, 윤택영등 후작 6명에게 50만원, 이완용 등 백작 3명에게는 15만원, 송병준 박제순 등 자작 22명에게 5만~10만원, 유길준, 윤웅렬(애국가 작사자 윤치호의 부)등 남작 25명에게 2만5000~5만원의 세비를 하사했다. 1910년대 1원은 현시가 2만원 남짓이다. 
 
망국(亡國)의 반대급부가 왕실과 종일매국노에 대한 신분보장과 '세비'의 공급이었던 셈이다
원래 중국에서 세비(歲費)는 황제가 유공자에게 내리는 거액의 상금이라는 뜻이다.(2)* 
 
 
세비를 국회의원에 대해 하사하는 보수의 의미로 처음 등장한 것은 1889년 2월 21일 대일본제국헌법 공포와 동시에 제정한 일본제국법률 제2호 '의원법(議院法)'이다.
 
제19조 "각의원(各議院)의 의장은 세비(歲費)로 하여 월 오천 엔, 부의장은 삼천 엔, 귀족원의 피선및 칙임의원 및 중의원의 의원은 이천 엔을 받으며, 따로 정하는 바의 규칙에 따라 여비를 받고, 단 소집에 응한 자는 세비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본제국 의회 귀족원 의원 윤치호(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애국가 작사자)등 종일매국노 10명에게 월2천엔(현재 환산 약4천만원)의 세비가 주어졌다.
대일본제국의 법률에만 있던 ‘세비’가 입헌군주국 일본국에서는 오히려 헌법규정으로 격상되었다
 
일본국 헌법 제49조 "양의원(兩議院)의 의원은 법률의 정하는 바에 따라 국고에서 상당액의 세비(歲費)를 받는다.
 
이에 따라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국회의원에 대한 세계최고액의 급여만 세비라 하고, 각급지자체 의원 포함 일본의 모든 공직자에 대한 급여는 보수라 한다.
 
요약하자면 국회의원 세비는 303개 번국으로 난립해있던 일본열도를 일왕 1인 통치에 공을 세운 일본 본토 귀족과 나아가 일본제국주의 영토팽창에 공이 많은 식민지 귀족들에게 일왕이 하사하는 은급이다.
 
반면에 공무원 보수는 사용자 국민이 근로자 공직자에게 일한 대가로 주는 급여다.
 
이런데도 국회의원의 보수를 계속 세비로 할 것인가? 그것은 대한민국 국가기관 제1부 입법부 입법관 국회의원 스스로 판단이고 몫이다.

◆◇◆◇◆◇◆◇각주

(1)*제1조(목적) 이 영은 「국가공무원법」, 「헌법재판소법」, 「외무공무원법」, 「경찰공무원법」, 「의무경찰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소방공무원법」, 「의무소방대설치법」, 「교육공무원법」, 「군인보수법」, 「군무원인사법」, 「국가정보원직원법」 및 「군법무관 임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공무원의 보수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2)*《史记·平準书》:“既至,受赏,赐及有功之士。是岁费凡百餘巨万

강효백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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