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發 양극화] ① 접종 시작 국가 중 80%는 선진국… 신흥국 취약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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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기자
입력 2021-02-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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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경제적 이유로 신뢰도 낮은 러시아·중국산 백신 도입하기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면서 감염병 사태 종식을 점치는 희망론과 접종 지연에 따른 경제 회복 둔화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특히 신흥국은 극저온을 유지해야 하는 코로나19 백신을 보급할 인프라마 취약하고 정치적인 이유로 백신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우려를 더한다. 

3일 국제금융센터의 '백신접종 양극화, 경제·정치 리스크 유발 우려' 보고서에 따르면 접종이 진행 중인 51개국 중 40개국은 선진국이다.

김기봉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신흥국의 조달, 유통 및 신뢰도 측면에서의 취약성이 양극화의 주된 이유로 지목된다"고 밝혔다.

신흥국은 백신 계약 체결상황에서 이미 선진국 대비 뒤쳐진다. 신흥국들이 주로 의존하는 '다국가 백신 공급 연합체(COVAX)'의 전체 주문량 중 3분의 2는 최종 임상을 통과하지 못했다.

유통 부문에서도 신흥국 인프라의 취약성이 드러난다. 화이자(-70℃), 모더나(-20℃) 등 일부 백신들은 극저온 냉동 인프라를 통해서 운송할 수 있다.

효능과 신뢰도의 문제도 지적된다. 신흥국이 구입한 백신은 중국과 러시아산이 대다수인데, 이 백신들은 예방 효과가 부족하며 세부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브라질은 중국 백신의 예방효과가 50%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산 백신은 최종 임상을 마치기도 전에 승인돼, 시험 과정 자체가 불투명하다.

보고서는 "낮은 효능은 그 자체로 문제일 뿐만 아니라 주관적 신뢰도 저하로 백신접종률까지 낮출 우려가 있다"며 "일례로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중국 백신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40% 미만으로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신뢰도를 20%포인트 가량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올해 말까지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백신 접종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로 미국, 영국, 이스라엘, 세이셸, 아랍에미리트 등 7개 국가를 꼽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5.1%로 2%포인트 상향한 바 있다.

백신 접종에서의 양극화 뿐만 아니라 백신 접종이 지연되면서 나타나는 경제 회복 지연도 신흥국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나라별로 백신 접종 속도에 차이가 난다는 것은 국경 폐쇄가 그만큼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결국 필리핀, 베트남 등 여행 산업 의존도가 큰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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