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체크] 자문단 권고에도 가열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논란…"65세 이상 고령자에게 효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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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21-02-0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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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보건 당국, 유럽의약품청(EMA)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권고…"고령자도 안전하다"

  • 전문가들 찬반 엇갈려…"이달 말 정도 돼야 충분한 임상 데이터 누적될 듯"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투여의 적절성에 대해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스트라제네카가 만든 백신이 고령층에 접종 효과를 발휘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유럽 주요국들이 유럽연합(EU)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접종 권고에 불응하면서, 논란도 한층 가열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도 만 65세 이상 고령층의 백신 접종 효과에 대한 찬반이 엇갈린다. 아직 충분한 임상 데이터가 쌓이지 않아서 발생하는 '기우'라는 주장과, 정량적 요건의 효과는 충족했을지언정 접종자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같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과 논란은 유럽에 기인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EU 산하 기구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달 29일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함께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조건부 판매 승인을 권고했다.

EMA는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실시된 임상시험 결과를 종합했을 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18세 이상의 사람들에게 코로나19 예방에 있어 안전하다고 밝혔다.

이렇듯 EMA는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해당 백신의 접종을 권고했지만, 독일 등 일부 국가들은 이에 따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는 백신 대상 중 65세 이상이 10% 미만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70세 이상은 450명에 불과했다. 독일 등 국가는 이처럼 충분한 임상시험 데이터가 누적되지 않은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독일의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 산하 예방접종위원회는 백신이 65세 이상에 대한 충분한 임상시험이 이뤄지지 않아 18∼64세를 대상으로만 접종을 제의한 상태다.

이탈리아는 모든 성인들을 대상으로 백신을 승인하긴 했지만, 55세 이상에게는 다른 백신을 추천하고 있다. 프랑스도 EU 권고와는 아예 다른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국내 보건 당국 입장도 EMA 측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방역 당국 및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이하 자문단)'은 지난 1일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권고했다.

특히 자문단 측은 세간의 관심이 쏠린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 여부에 대해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자문단의 다수 전문가는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참여한 대상자 가운데 고령자 숫자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고령자에 대한 (백신 접종) 투여를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들은 임상시험 계획이 만 18세 이상 대상자에서 유효성·안전성을 확인하도록 설계됐고, 만 65세 이상을 포함한 전체 대상자에서 접종에 따른 예방 효과가 확인된 점, 백신 투여 후 면역 반응이 일반 성인과 고령층이 유사한 점 등을 이유로 들어 고령자에게 백신 투여가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자문단은 영국, 브라질, 남아공에서 수행된 임상시험 자료를 토대로 효과성을 평가한 결과, 만 18세 이상의 성인 8895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약 62%의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백신 효과 평가로 제시하는 국내외 기준(예방효과 50% 이상)을 만족하는 결과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대상자 중에는 만 65세 고령자가 660명(7.4%) 포함됐다. 자문단은 백신을 투여한 고령자에게서도 결합항체와 중화항체 등이 생성됐고, 혈청 전환율도 18~64세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다만 자문단 측 전문가 일부는 고위험군인 고령자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 예방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임상 등 추가적 결과를 확인한 후 허가 사항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면역원성에서의 혈청전환율은 성인과 차이가 없지만, 항체가가 65세 미만의 성인에 비해 낮고 면역원성 반응과 예방효과와의 상관성이 확립되지 않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일단 의료계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도입될 이달 말 정도는 돼야 유의미한 임상 데이터가 누적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는 있지만, 집단면역을 형성하기에 충분한 효과가 있다"며 "안전성이 확인되면 접근성, 이상 반응 발생 빈도 등을 고려해 접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 역시 "일단 EMA와 국내 백신 자문단이 적절하다고 밝힌 근거 및 과정의 로직이 비슷하다"며 "이미 영국이 지난달부터 접종을 시작했는데, 국내에서 접종이 시작되는 시점인 이달 말 정도면 충분한 결과 자료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령층에 대한 자료가 충분치 않다는 점이 논란으로 떠오른 것 같은데, 백신 접종과 관련한 최소한의 효과는 입증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의협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 안전성을 검토해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나온 백신 가운데 효과가 확실한 것으로 입증된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며 고령자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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