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를 찾아서] SK네트웍스① ‘기부왕’ 최신원 회장, 비자금 조성 혐의로 벼랑 끝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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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1-02-0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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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너 소사이어티' 창립 회원, 132억원 기부로 '국민훈장 동백장' 받아

  • 부친 일군 '선경직물' 애착, 지분 지속 매입...SK그룹 또 '사법리스크' 위기

“어떤 기업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차이는 그 기업에 소속돼 있는 사람들의 재능과 열정을 얼마나 잘 끌어내느냐 하는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토마스 제이 왓슨 전 IBM 회장이 남긴 말이다. 기업 구성원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은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의 역할이다. 이는 곧, 기업(Company)은 리더(Chief)의 역량에 따라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기업에서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아주경제는 기업(Company)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C(Chief : CEO or CFO or CTO)에 대해 조명해보려 한다. <편집자 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사진=아주경제 DB]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기부왕’ 별명으로 유명하다. 내로라 하는 국내 재벌 오너 일가 중에서도 매년 기부를 꾸준히 해왔고 누적금액 또한 엄청나다.

하지만 최근 검찰이 최 회장을 상대로 비자금 조성 혐의 수사에 착수하면서 기부왕 명성에 금이 갈 위기에 처했다. 재계는 그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SK네트웍스뿐만 아니라 SK그룹 전반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우려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07년 설립한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클럽 ‘아너 소사이어티’ 창립 회원이다. 2019년에는 27년간 개인 돈으로 132억원을 기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기도 했다.

정·재계 사회권력층의 병역기피 논란이 불거질 때도 최 회장은 예외였다. 해병대 258기로 군 복무를 마쳐 남다른 군인 정신을 보유한 인물로 통한다. 최태원 SK 회장의 차녀 최민정씨가 2014년 해군 장교 임관식을 할 당시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과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고(故) 최종건 SK 창업주의 차남으로, 그룹 2대 회장에 오른 최종현 회장의 아들 최태원 현 SK 회장의 사촌 형이다. 최 창업주의 장남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이 2000년 8월 작고하면서 오너 일가 중 가장 맏형이 됐다. 2대 회장인 고 최종현 회장의 아들인 최태원·최재원(SK 수석부회장) 형제와 창업주의 아들인 최신원-최창원(SK디스커버리 부회장) 형제는 SK 그룹 아래 ‘따로 또 같이’ 경영을 하면서도 우애가 좋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최 회장이 최근 검찰의 수사망에 오르면서 SK는 2013년에 이어 또 한 번 최씨 오너 일가가 사법 리스크에 시달릴 위기다. 이번에 검찰이 최신원 회장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200억원대의 법인 자금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서다. 이를 위해 검찰은 지난해 10월 6일부터 이틀 연속 최 회장 자택과 SK네트웍스, SKC, 워커힐호텔 등 10곳을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7일에는 최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직접 수사를 받았다.

최 회장의 비자금 의혹은 2018년 금융정보분석원(FIU)이 SK네트웍스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기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또 최 회장이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고자 자신의 회사 지분을 사위 등에게 헐값 매각한 혐의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의 비자금은 SK네트웍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실탄용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 회장은 2004년부터 SK네트웍스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 현 SK그룹의 지주사인 SK㈜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는 최 회장에 SK네트웍스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부친 최종건 창업주가 1953년 처음 설립한 ‘선경직물’을 모태로 한 기업으로, 현 SK그룹의 뿌리와도 같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1996년 선경 부사장으로 해외사업을 전담했고, 1997~1999년에는 SK유통의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냈다. 선경과 SK유통이 합쳐져 탄생한 것이 현재의 SK네트웍스다. SKC 회장과 SK텔레시스 회장을 역임했지만, 최 회장은 이런 인연 때문에 SK네트웍스의 경영에 애착을 보였고 2016년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SK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최신원 회장은 SK네트웍스가 현 SK의 근간이라 여기고 있는데, 이는 부친에 대한 존경심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라며 “수백억대의 비자금 조성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기부왕이란 명예도 실추되는 한편 SK네트웍스의 그룹 내 입지도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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