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야구단' 아닌 '야구장'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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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수 기자
입력 2021-01-2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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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돔구장에 '스타필드' 결합? …'MZ세대' 겨냥한 스포츠+유통 시너지 효과↑

  • 지역 인프라 개발도 염두…신규 설립 때마다 땅값 들썩이는 '스타필드 효과' 넘어설 것이란 예측도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가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를 공식화하면서 '돈 먹는 하마'로 불리는 프로야구단을 인수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큰 그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16년, 정용진 부회장은 국내 첫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개점을 앞두고 "앞으로 유통업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 부회장은 앞으로 주력 사업인 쇼핑에 레저·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를 결합한 복합쇼핑몰 사업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후 유통과 놀이를 결합한 새로운 유통 모델 구축을 위해 2019년 경기도 화성에 국제테마파크 건립 사업을 시작했다.

신세계그룹은 새 야구단의 홈구장으로 쓰게 될 인천문학경기장을 고객 경험과 유통 노하우를 접목한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진화시키겠다고 밝혔다. 특히 돔구장 건립 의지도 밝혀 이곳에 신세계그룹의 대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와 테마파크, 호텔까지 결합시킨 대규모 레저타운을 개발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사진=인터넷]


◆새 구단 명칭은 'SSG(쓱)'? 

프로야구단은 대부분 모기업의 재정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적자 사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계권료와 티켓 수익, 광고수익 등 구단 수입이 있지만 선수단 운영과 경기 진행비 등 운영비용은 이를 상회한다. SK와이번스는 SK그룹 계열사인 SK매직, SK텔레콤 등 계열사의 광고 매출이 200~300억원에 달했다. 사실상 모기업의 자회사가 야구단에 광고비를 지원하는 형태일 때가 많은 것이다.

아울러 유사한 업계에 있는 업체들의 광고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해 다양한 업종을 함께 영위하는 신세계의 경우 광고 유치 기업이 한정될 가능성도 있다. 일반적으로 야구단 광고 수입은 전체의 절반 수준을 차지할 정도로 크다.

이미 이마트나 신세계가 대중들에게 충분히 알려져 있어 구단 이름을 사용할 때 오는 홍보 효과가 미미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새 구단 명칭은 신세계 통합 온라인몰 브랜드인 'SSG(쓱)'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지난 27일 개인 SNS에 'SSG'이 적힌 야구공 굿즈 사진을 업로드하기도 했다.

이같은 우려에도 신세계그룹은 야구단을 적자가 나는 사업이 아닌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로 만들겠다는 자신감을 밝혔다. 야구장을 신세계그룹의 이마트24, 노브랜드버거 등 여러 서비스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시키면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야구라는 여가·레저에서 시작해 나중엔 쇼핑·유통 콘텐츠와 접목할 계획"이라며 "노브랜드 매장이나 노브랜드 버거뿐 아니라 생활용품, 반려동물용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온라인 사업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신세계는 온라인 주소비층인 20~30대 MZ세대의 '팬심'을 끌어들이는 데도 프로야구단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린아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26일 보고서에서 "프로야구단 인수로 오프라인 플랫폼이 강점을 갖고 있는 체험·경험 등의 기능을 기존 신세계그룹 유통 채널과 결합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프로야구 관중 주축이 20~30대 연령층이고 여성 관중 또한 증가하고 있어 향후 소비를 주도할 세대들에 대한 타겟 마케팅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청라 스타필드 조감도 [사진=신세계 프라퍼티]


◆청라스타필드에 야구장+쇼핑센터+호텔까지? 인천을 '신세계타운'으로

신세계그룹이 야구장 설립 가능성을 밝히면서 2023년 완공 예정인 청라스타필드에 야구장과 쇼핑센터, 호텔 등을 결합한 복합테마파크 개발을 추진할 가능성도 크다.

신세계그룹은 26일 보도자료에서 "장기적으로 돔을 포함한 다목적 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확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미 쇼핑센터, 호텔·식당 등이 입점한 복합 쇼핑센터에 야구장을 더하는 복합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8년 "스타필드 청라는 정용진 부회장이 구상하는 '2세대 스타필드'를 처음으로 적용하는 사업 모델"이라고 밝히며 쇼핑몰과 음식점 뿐만 아니라 호텔과 테마파크까지 포함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마트가 지난해 3분기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2022년까지 신세계조선호텔에 대한 신규 투자는 중단하는 반면 신세계프라퍼티에는 전보다 늘어난 1조4694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야구장을 포함한 복합 쇼핑 시설은 궁극적으로 인천 지역을 '신세계 타운'으로 굳히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신세계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는 부동산 개발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스타필드는 신규 건립할 때마다 인근 집값이 상승한다는 '스타필드 효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야구장이 결합하면 기존 스타필드가 가져오는 효과를 훨씬 뛰어넘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신규 구장에 속하는 문학구장 외의 구장 설립 가능성을 열어둔 점도 이같은 지역 개발 목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약 돔구장 형태로 신규 시설을 설립할 경우 야구 경기 뿐만 아니라 공연 등의 각종 볼거리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신세계그룹의 유통을 결합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야구장은 수많은 야구팬들이 정기적으로 찾는 공간으로, 시설이 지역을 대표하는 대표 유통업체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 구장이 날씨에 관계없이 경기를 즐길 수 있는 돔 형태의 경기장으로 설립될 경우 쇼핑이나 문화, 레저 등 유통업과의 시너지가 커지면서 지역 대표 상권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야구장을 포함한 스타필드 건립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청라의 경우 서울과 접근성이 좋고 지하철과 가까운 특성상 지역 개발 가능성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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