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테 伊총리, '코로나 레드'에 잠시만 안녕...사임 후 연정 재구성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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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1-2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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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부양책 논의 두고 이견 커지며 2차 연정 붕괴

  • 3차 연정으로 국정동력 얻을 듯...1년만 조기총선 꺼리고 콘테 지지 여전

26일(이하 현지시간)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전격 사임한다. 코로나19 사태 수습 난항으로 민심이 이탈하며 연립정부 유지가 어려워지자 국정 동력을 회복하기 위해 '배수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은 콘테 총리가 26일 오전 9시 내각 회의를 소집해 사임을 표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언론들은 이후 콘테 총리가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을 접견해 사임계를 직접 제출할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총리가 대통령으로부터 새 연정 구성 권한을 위임받을지 여부가 향후 정국을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사진=AFP·연합뉴스]


작년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유럽 최대 피해국 중 하나인 이탈리아는 사태 수습 과정에서 정치 불안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의원내각제와 양원제를 채택했으며, 현재 주요 정당으로는 △포퓰리즘 빅텐트(구성상 다양한 정치적 이념과 스펙트럼이 혼재한 경우) 정당인 오성운동 △중도 좌파 성향의 이탈리아 민주당 △우파 성향의 포퓰리즘 정당 북부동맹 등이 있다.

지난 2018년 치러진 총선에서 오성운동(M5S)은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92석과 191석을 얻어 의회 최대당으로 올라선 후 북부동맹 등 '극우 정당 동맹'(Lega)과 연합해 1차 연정을 구성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양당의 충돌이 심화하면서 해당 연정이 붕괴한 후 오성운동은 작년 9월 이래 민주당(PD)을 중심으로 좌파 성향의 소수정당을 모아 2차 연정을 구성해 조기 총선 위기를 벗어났다.

그러나 이달 초 연립정당 중 하나인 '생동하는 이탈리아'(IV) 소속 일부 의원이 연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오성운동은 또다시 상원 과반 확보(321석 중 161석)에 실패했다.

이후 지난 18~19일 상하원에선 콘테 총리에 대한 신임안이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며 정부 붕괴는 막았지만, 여전히 의석수는 최대 158석(연정 139석·신임 19석)에 그치며 소수 정부로 전락한 콘테 총리는 사실상 국정동력을 잃었다. 당시 상원에선 156명의 의원이 콘테 총리를 지지했고, 16명은 기권했다.
 

이탈리아 상원 구성 현황. 노란색이 오성운동, 빨간색이 민주당이며, 우파연합인 북부동맹·전진 이탈리아·이탈리아의 형제는 각각 초록색, 파란색, 진청색이다. [그래픽=위키피디아 영문판]

 
콘테 3기 내각 가능성 높아

그간 콘테 총리는 사퇴에 부정적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두고 산적한 현안들과 오성운동과 민주당 주요 인사들의 설득으로 결국 연정 재구성의 길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오는 28일 예정한 사법제도 개혁안 상원 표결을 지날 경우, 개혁안 부결뿐 아니라 연정구성권을 위임받지 못하는 등 운신의 폭도 크게 줄어든다 이유로 콘테 총리의 사임을 재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상원 정원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오성운동과 민주당은 콘테 총리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거두지 않은 상태기에, 콘테 총리의 유임과 함께 새 내각은 3차 연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성운동은 지난 2018년 총선 승리 이후 총리직에 직접 천거한 만큼, 콘테 총리에 대한 지지를 거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총리 취임 이전 콘테 총리는 피렌체 대학 법학교수로 당적도 없이 정계에 전혀 입문하지 않은 재야 인사였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로 난국에 빠진 이탈리아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적임자로 콘테 총리 외의 뚜렷한 인물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 복구 기금'(코로나 펀드)을 활용한 경기부양 계획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견을 보이며 연정에 탈퇴한 생동하는 이탈리아(IV)의 연정 복귀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 2014~2016년 총리에 재임한 마테오 렌치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민주당 탈당 인사들이 작년 9월 총선 당시 창당한 IV는 전국 지지율 3% 미만에 불구한 데다, 이번 연정 탈퇴로 렌치 의원에 대한 대중 지지율도 급격히 하락한 상태라 조기 총선을 원하지 않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민주당·오성운동과 IV는 쟁점마다 대립하며 감정의 골이 깊은 상황이기에 1년여 만의 조기 총선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가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탈리아에선 이날까지 247만5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지만, 여전히 지난 7일 평균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2000명대, 하루 사망자 500명대에 머물고 있어 방역을 위한 준봉쇄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고, 대봉쇄에 따른 경제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2000억 유로(약 267조원)를 투입해 자국의 경제·사회 구조를 개혁하려는 경기부양책도 추진 중이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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