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통과 389일만 김진욱 공수처 공식 출범

김도형 기자입력 : 2021-01-21 17:11
文, 임명장 수여 뒤 “가장 중요한 덕목 중립성과 독립성”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1일 공식 출범했다. 지난 2019년 12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던 공수처 설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389일 만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김 처장은 3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김진욱 공수처, ‘차장 인선’ 첫 시험대

문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식 뒤 환담에서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덕목은 역시 중립성과 독립성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치로부터의 중립, 기존 사정기구로부터의 독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제 공수처의 검찰․경찰의 수사 역량을 합친 것이 대한민국 전체의 수사 역량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전체의 수사 역량을 더 건강하게 발전시켜 나간다는 점에서 수사 역량을 높여 나가기 위한 검·경과의 협력도 매우 중요하다”며 “정말 공수처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

김 처장은 1996년 김영삼 정부 당시 안경사협회 뇌물수수 사건 때 참여연대가 부패방지 법안을 낸 것이 공수처의 시초라고 설명하면서, 당시 2심 재판부 주심판사로 안경사 협회장의 보석을 취소하고 법정 구속을 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김 처장은 “그 인연이 오늘 이 자리에 있게 한 역사적 힘이 됐을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했다.

김 처장은 “선진 수사기구, 인권 친화적 수사기구가 되는 데 초석을 놓아 공수처가 국민 신뢰를 받는다면 검찰의 지금 잘못된 수사 관행도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 인선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출범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가장 주목을 받는 부분은 차장 인선이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판‧검사, 변호사 등 법조계 재직 15년 이상 경력을 가진 인물을 차장으로 선임하게 돼 있는데, 차장 인선으로 향후 공수처 운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이후 인사위원회를 꾸려 공수처 검사 23명, 수사관 40명 등을 임명하게 된다. 인사위원회에는 야당 추천 몫 2명이 포함되는데, 야당에서 추천을 미룰 경우 인선에 차질이 예상된다.

김 처장은 지난 19일 인사청문회에서 “수사처가 완성되려면 적어도 두 달은 걸릴 것”이라고 했다. 차장 인선에 대해선 “처장이 검찰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차장은 반드시 검찰 출신으로 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며 “양쪽 다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치적 편향성 논란엔 “결과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수처 ‘1호 대상’에 쏠리는 눈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공수처가 권력형 부정부패와 비리, 검찰의 권한 남용을 뿌리 뽑는 독립적이고 공정한 수사기구로 뿌리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도부 차원의 입장 표명은 삼갔다. 김예령 대변인은 논평에서 “공수처가 권력 눈치 살피는 정치적 방패막이, 정권 수호처로 전락하지 않도록 국민들과 지켜볼 것”이라며 “부디 ‘여야 아닌 국민 편’이라던 공수처장의 약속이 지켜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공수처는 지난 2년여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3급 이상의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을 수사 대상으로 하는 공수처에 대해 야당은 ‘정권 비호용 옥상옥’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는 공소권도 갖고 있어, ‘검찰 길들이기’라는 비판도 나왔다.

2019년 패스트트랙 지정 당시엔 국회 선진화법 이후 사라졌던 여야 간 몸싸움이 등장했고, 지난해 말엔 야당의 처장 후보자 비토권을 여당이 무력화 하면서 극한 갈등을 겪기도 했다. 야당의 반발을 여당이 수적 우세로 짓누르면서 절차적 정당성에 의문 부호가 붙은 것도 사실이다.

정치권의 관심은 이제 공수처 1호 수사대상을 향해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 검찰총장이 1호 수사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이나,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 등 검찰의 정권 수사를 공수처가 이첩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 김 처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원칙대로 하겠다. 여당 편도, 야당 편도 아닌 국민 편만 들겠다는 자세로 일하면 정치적 중립성은 지켜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재판을 하듯 양쪽 얘기를 공평하게 듣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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