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코리아’ 멈추고 등 돌린 外人…환율 때문에?

이경호 기자입력 : 2021-01-20 00:01
지난해 말 환율 1080원까지 떨어진 뒤 태세 전환...차익 실현·리스크 관리 차원이란 견해도
지난해 11월 정신 없이 국내 주식을 쓸어 담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12월 이후로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원화 환율 움직임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원화 환율이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제동이 걸렸고 이후 환율이 1080원을 저점으로 반등하면서 외국인들의 태세 전환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11월 국내 증시에서 6조125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2013년 9월(8조3000억원 순매수) 이후 최대 규모다. 이 영향은 국내 외환시장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들이 국내 주식을 사기 위해 원화를 매수하면서 환율에 하락 압력이 가해진 것. 국제 외환시장에서 진행된 달러화 약세 흐름과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은 11월 초 1130원대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을 12월 초 1080원선까지 밀어냈다.

외환시장에선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매수하면서 원화 강세에도 동시에 베팅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11월 초 이후 외국인 주식 매수와 관련된 달러 매도 물량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하루에 4~5억 달러씩 들어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면서 “환 포지션을 오픈 시키면서 원화 강세에 따른 차익도 노렸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12월 이후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로 돌아섰다. 12월 중 국내 주식 2조6880억원을 순매도했고 올해 들어서도 18일까지 누적으로 소폭의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 사이 환율은 1080원선을 저점으로 1100원 부근으로 레벨을 높였다. 원화 강세가 중단되면서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수세도 멈춰 세웠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가 들썩 거리면서 이에 달러까지 강세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원화 약세 우려에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이 관점에서 보면,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 전망은 비관적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아직도 풍부한 유동성과 미국의 막대한 돈풀기에 중장기적인 달러 약세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달러 약세 재개와 함께 외인들이 돌아올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물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의 `변심’이 단순하게 환율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증시 고점 인식에 따른 차익 실현과 미국 바이든 정부의 부양책 기대감이 일부 불안감으로 바뀌면서 전반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는 분위기 등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단기 자금이 치고 빠졌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센터장은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전환한 데에는 여러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지난해 11월 국내에 들어왔던 외국인 자금은 단기 성격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단순히 환율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 증시도 약간 애매한 상황이고 한국물을 어느 정도 담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최근 국내 기관들과 마찬가지로 차익 실현성 매도세로 보고 있다”면서 “원화 환율보다는 달러가 강세로 돌고 미국 부양책에 대한 경계감이 불거지면서 한국 증시에 대해 중립적으로 톤을 낮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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