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LG카, 삼성카도 나올 수 있을까?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입력 : 2021-01-20 05:00
작년 말 애플에서 오는 2024년께 자율주행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해 전 세계가 술렁였다. 특히 배터리 재설계 방식을 이용한 자체 생산에 대한 고민은 물론이고 이른바 ‘애플카’에 대한 언급은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는 뜻으로 해석돼 큰 기대를 할 만했다. 그 후속으로 최근 애플이 현대차 그룹에 협의를 요청했다는 소식은 우리를 더욱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애플카 발표 당시 가장 강력한 전기차 혁명의 아이콘인 테슬라 주가가 하락할 정도로 그 영향력은 컸다.

약 20년 전부터 자율주행차를 대변하는 용어로 ‘구글카’가 유명했다. 가장 많은 주행을 하면서 빅 데이터를 모으고 기술적 우위를 나타내면서, 현재도 구글의 웨이모가 자율주행 택시 운행 등으로 큰 유명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애플도 언젠가는 애플카를 만들 것이라던 필자의 언급은 벌써 10여년이 지났다. 그만큼 애플이 차지하는 위상은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크다. 자동차 개념이 모빌리티로 확산되면서 모든 기술이 융합된 미래의 이동수단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번 애플의 선언은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가 꼭 자동차 제작사가 아닌 글로벌 기업도 할 수 있다는 신호탄이었다. 이는 앞으로 모빌리티에 대한 자유선언이라 할 수 있어서 더욱 활성화가 되는 기폭제라 할 수 있다. 자동차 제작사와 아무 관련이 없던 기업이 전기차와 배터리를 만들 수 있어, 기존 자동차 제작사들도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거나 다른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경계선이 없는 약육강식의 시대로 접어든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자동차 제작사가 아니면서 가장 성공적으로 전기차에 안착된 기업은 역시 '테슬라'라고 할 수 있다. 2019년부터 흑자 모델이 전개되면서 작년에만 거의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20%에 가까운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연간 생산량 50만대가 넘었다는 것이다.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면서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 톱 5가 모두 모여도 테슬라 주가에 못 미치고 있으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세계 최고의 부자로 등극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부작용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 제작사가 아닌 관계로 비상 시 탈출로 등 각종 비상 장치에 대한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자동차는 정지돼 있는 가전제품이 아닌 생명을 담보로 하는 장치인 만큼 어떤 조건 하에서도 각종 장치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앞서 애플이 현대차 그룹 등에 요청한 이유도 바로 안전이 전제된 자동차 제작사의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앞으로는 이러한 모빌리티로 진출하는 각종 모델이 봇물을 이룰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영역이 파괴되고 적과의 동침이나 합종연횡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특히 전기차는 적은 부품 수로 공간이 많고 전기에너지가 풍부한 만큼 이러한 조건이 필수적인 자율 주행 기능을 극대화하는 데 최적의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모듈 개념으로 전기차를 제작하는 만큼 접근할 수 있는 유연성이 일반 내연 기관차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다 보니 전기차에 대한 다른 기업체의 접근은 더욱 늘어날 것이고 이를 매개체로 각종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되면서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이러한 추세는 향후 국내의 LG나 삼성이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두 그룹은 차량사업부와 전장사업부를 출범한 지 오래됐고 전기차 관련 각종 부품공급도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그룹은 미국 하만 등 굴지의 부품기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내고 있고 LG전자는 얼마 전 캐나다의 글로벌 3위 부품회사인 마그나와 합작기업을 설립해 오는 7월 출범할 예정이다.

여기에 세계적인 배터리 회사 보유, 휴대폰, 가전제품 등에 대한 글로벌 수준의 기술과 전략을 가진 기업인 만큼 이미 전기차 관련 노하우를 가진 그룹이라 할 수 있다. 애플카가 오는 2024년 자율주행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했지만 여건 상 2~3년 뒤질 가능성도 있다고 할 수 있어서 그 이후에는 LG그룹이나 삼성그룹에서 충분히 전기차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전기차가 새롭게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시기이고 연간 판매 300만대 정도이지만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2030년에는 최소 2000만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 정도가 되면 이미 시장의 영역은 없어지는 시기인 만큼 부품만 공급하기보다는 완성차를 보급하고 이를 활용하는 각종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한다.

더욱이 전기차는 고속 전기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초소형 차인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전동 킥보드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이 있어서 더욱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국내의 전기차 제작사가 기존 현대차, 기아차 같은 제작사뿐만 아닌 LG나 삼성도 가능한 시기가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이 생각 이상으로 짧게 예상될 정도로 최근의 흐름은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기대하기 바란다.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대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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