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재정악화에 부가세 인상 카드 꺼내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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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기자
입력 2021-01-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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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7년 부가세법 제정 이후 세율 변동 한 차례도 없어

  • 고령 인구 급증… "부가세수 2050년 40조원으로 감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재정 소요를 뒷받침할 세수 확보가 시급한 가운데 간접세인 부가가치세(부가세)율을 인상하는 보편 증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으로 국가채무가 급증하고, 인구 감소와 고령층 비중 증가로 복지 재원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14일 학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령 인구 증가로 인한 복지재정 소요를 충당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부가세율 인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정부는 부가세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핀셋 증세'만으로는 늘어나는 복지 재정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국세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3대 세목은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다. 2019년 기준 걷힌 소득세는 83조6000억원, 법인세는 72조2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셋째로 규모가 큰 부가세는 70조8000억원이 걷혔다.

이 중 소득세와 법인세는 이미 인상됐다. 문재인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상향했다. 소득세 최고세율은 2016년 38%에서 2017년 40%, 2018년 42%로 인상됐고 올해부터는 45% 구간이 신설됐다.

결국 보편 증세를 논의할 수 있는 대상은 부가세만 남았다. 한국의 부가세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9.3%의 절반 수준인 점도 세율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뒷받침한다.

현재의 부가세율 10%는 지난 1977년 부가가치세법이 도입된 이래 단 한번도 변동되지 않았다. 세율이 유지될 수 있었던 배경은 그동안 한국 경제가 성장 가도를 달려왔기 때문이다.

인구는 증가했고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소비 수준도 향상돼 부가세수도 함께 상승했다. 카드 거래 증가, 현금영수증 도입 등으로 상거래가 투명해지면서 과세표준이 증가한 점도 세수 확보에 영향을 줬다.

반대로 세출에 대한 압박은 크지 않았다. 재정건전성을 위해 소득이 낮은 사람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세부담을 지는 역진성과 함께 소비 위축이라는 위험을 무릅쓰고 무리하게 세율을 인상할 유인이 없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한국은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아지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0.84로 급강하 중이다. 그에 반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40년 1666만명으로 증가하며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에 육박하게 된다. 

세금을 낼 사람은 갈수록 적어지는데 의무적인 지출은 늘어난다.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복지 분야 의무지출은 2020년 119조7000억원에서 2024년 160조6000억원으로 연평균 7.6% 증가한다.

코로나19 대응으로 재정건전성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되는 점도 증세 논의에 힘을 보탰다.

부가세수는 앞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경제연구부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행 부가세율이 유지될 경우 부가세 수입은 2017년 50조2000억원에서 2050년 40조원으로 감소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기재부는 부가세율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태주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소득세율을 올린 후 부가세율 인상은 논의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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