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트럼프 탄핵 정국 돌입...등 돌린 공화당, '이탈 궤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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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1-1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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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펠로시, 상원 내 탄핵심리에 집중...매코널, 상원 탄핵 표결 '키맨'

미국 의회가 임기를 일주일여 남겨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2차 탄핵 정국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세력의 의사당 폭력 난입 사태로 거세진 '반(反) 트럼프' 움직임이 여당인 공화당 내부까지 확산하는 상황이라 향후 탄핵 추이가 심상치않다는 관측이다.
 

미국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를 박탈하라는 의회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미국 의회는 본격적으로 전날 하원에서 발의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 수순에 들어섰다.

탄핵에 성공하기 위해선 하원의 과반 찬성, 상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이미 하원에서 전체 435석 중 과반을 넘긴 222석을 점하고 있는 데다 일부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도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나선 상황이라, 이튿날 예정한 13일 하원 표결 통과는 무난하다는 관측이다.

반면, 양측이 50석을 양분한 상원에서 민주당은 17명의 공화당 이탈표를 얻어야 하기에, 탄핵 성공을 위한 '진짜 싸움'은 13일 이후 상원에서 전개할 탄핵 심리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밤 곧바로 트럼프의 탄핵 심리를 담당할 9명의 탄핵 소추위원 명단을 발표하고 심리 준비를 개시했다.

이날 선정한 9명의 위원들은 향후 상원의 탄핵 심리 과정에서 검사 역할을 맡아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을 고발하게 된다. 이번 탄핵 심리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일 벌어진 의회 난입 사태 등 일련의 '국가 반란' 행위에 가담했는지 여부를 가리는 일이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해당 탄핵 소추안이 상원까지 통과할 경우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더라도 그의 공직 취임을 제한할 수 있어, 2024년 이후에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

이날 비록 펜스 부통령과 내각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정지를 막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공개적으로 자신의 지지자들과 폭력시위 사태를 추켜세우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면서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트럼프 이탈 궤도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최소 5명의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트럼프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원에선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벤 새스(네브래스카) △팻 투미(펜실베이니아), 하원에선 △애덤 킨징거(일리노이) △리즈 체니(와이오밍) △존 캣코(뉴욕) △프레드 업턴(미시간) 의원 등이다.

특히, 이날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성명을 발표한 리즈 체니 하원의원은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맏딸이자 의원총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공화당 하원 서열 3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향후 이에 함께 동참할 동료 의원이 더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캘리포니아)는 자신은 탄핵에 반대하지만, 공화당 내부에 표결과 관련한 당 방침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 공화당 하원 서열 3위인 리즈 체니 하원의원(와이오밍). [사진=AFP·연합뉴스]

 
굳건했던 상원마저도...키맨 '매코널 대표'에게 쏠리는 눈
아직까지 상원에서는 3명의 공화당 의원이 탄핵 찬성을 공개적으로 선언했지만, 당내 영향력이 가장 큰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의중이 심상치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매코널 대표가 측근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받을 만한 짓을 저질렀다"면서 "민주당의 탄핵 추진이 기쁘다"고 발언했다고 폭로했다.

매코널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초기 트럼프 대통령과 극심하게 대립했지만, 점차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력하며 임기 말에는 최측근이자 최대 협력자로 활약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매코널 대표가 탄핵 심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죄를 선고하는 쪽으로 투표할 가능성이 50%를 웃돈다면서, 그가 이번 탄핵을 통해 '상원과 제도를 트럼프와 그의 추종자들의 말 폭탄 공격으로부터 지켜내는 싸움'을 '매코널의 유산'이라고 여긴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매코널 대표가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유죄 선고를 받는 동시에 대선 재출마를 원천봉쇄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CNN 역시 매코널이 민주당의 탄핵 추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자신의 찬성 투표 여부를 말하지 않고 있는 것이 '고의적인 침묵'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은 그가 향후 탄핵을 지지할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면서 "미치가 찬성이라면 트럼프는 끝났다"는 익명의 공화당 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매코널이 상원 탄핵 표결의 키를 쥐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방송은 측근 하원의원 4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당이 나를 버리더라도 대통령직에서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백악관 보좌관 역시 "사임은 실패를 의미한다"면서 "퇴임 전 상원에서 탄핵이 통과될 여유가 충분하지 않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종류의 굴욕을 당하지 않고 임기를 마칠 것"이라고 CNN에 전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일 이후라도 의회의 탄핵 절차를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앞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하원 표결 후 최대 100일 후까지 탄핵안의 상원 송부를 미룰 수 있다"면서 "이 결정은 전적으로 펠로시 의장에게 달렸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해당 발언으로 일각에선 민주당 지도부의 탄핵 추진 시도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 사퇴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퇴임 후 대선 재출마를 막으려는 의도라는 풀이를 내놓고 있다.

한편, 이날 브라이언 피츠패트릭(펜실베이니아주) 등 6명의 트럼프 충성파 하원의원들은 탄핵을 막기 위한 절충안인 불신임 결의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미국 의회의 불신임은 공직자에게 공식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질책하는 행위로 법적인 강제력이 없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 사퇴나 재선 출마 금지 등을 강제할 수 없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사진=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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