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회가 six times? 음식명 오역, '표기 기준' 만들어 개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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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문화팀 팀장
입력 2021-01-04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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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주물럭', '두루치기', '잡채' 등 우리에겐 익숙한 이름이지만 외국인에겐 낯설기만 하다. 한식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외국인들에게 의미가 전달되도록 번역하는 일은 쉽지 않다. 번역을 위한 통일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도 문제다. 과거 육회를 'six times'라고 오역한 일부 식당의 메뉴판은 눈살을 찌푸리기에 충분했다.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가 지난 10여 년간 방한 외래객 언어 불편 해소를 위해 음식명을 외국어로 번역해 홍보하고, 외국어 메뉴판을 보급하는 사업을 펼쳐 왔다. 그러나 지자체 등 공공기관이 외국어 번역을 각각 개별적으로 추진하는 현실에서 통일된 정보가 제공되지 못해 외국인들에게 혼선을 초래하는 일이 많았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공사는 음식명 외국어 번역 표기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확대 보급하기 위한 책자 '음식명 외국어 번역 표기 기준'을 발간하기로 한 것이다.

공사는 기존 외국어 표기 용례 사전과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 기준을 바탕으로 전문 교수진의 참여와 한국문화에 익숙한 외국인 자문역들의 감수를 받았다. 번역 외국어는 영어, 중국어(간·번체), 일본어 4가지다.

이 기준은 한국 음식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외국인도 쉽게 알 수 있도록 표기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음식명에 학명이 그대로 번역돼도 이해하기에 무리가 없을지, '잡채'와 '순대'를 의미하는 한자어는 적절한지 등과 같은 문제들에 심도 있는 논의 과정을 거쳤다.

또 음식명을 기계적으로 번역하기보다는 가급적 식자재, 조리법, 맛, 용기 등의 특성을 살렸고, 문화 차이로 인한 오해나 혐오감을 유발하지 않도록 하는 데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비빔밥, 김치, 고추장, 막걸리 등 이미 한국어 명칭 그대로 해외에 알려져 있거나, 고유명을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것들은 한국어를 그대로 살려 표기하고 음식에 대한 설명을 추가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 표기 기준은 내년도 1월 중 공사 음식 관광 플랫폼에서 확인 가능하며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1만2000개에 이르는 음식명 외국어 번역 데이터도 검색해 활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공사는 표기 기준 책자를 전국의 지자체와 유관기관에 배포할 계획이다.

류한순 음식 쇼핑기반팀장은 "이번 음식명 외국어 번역 표기 기준은 정부 부처 간 합의로 한식진흥원에서도 이 기준을 표준으로 삼기로 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향후 모바일 비대면 주문결제 적용뿐 아니라, 급증하고 있는 K-푸드 콘텐츠를 더 정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계속 보완, 발전 시켜 나갈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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