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디지털 뉴딜' 전문가 양성, 코로나에 차질 빚어
  • 응시자 "취소아닌 연기 원해…타 운영처로 이관해야"
  • 운영처 "첫 시험 고사장 확보 난항…2회차 문제 없어"
정부의 디지털뉴딜 전문가 양성방안으로 소개된 '빅데이터분석기사' 자격시험이 제1회 응시일을 불과 며칠 앞두고 취소됐다. 시험 운영기관인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은 코로나19 방지를 위해 불가피하단 입장이지만, 응시자들은 관련 조치가 미흡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이 검정시험의 첫 시행을 알리면서 검증된 데이터 분석 전문인력 양성, 데이터 산업의 인력 부족 문제 완화, 업계의 인력 수요 대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디지털 뉴딜 성공을 뒷받침할 데이터 인재 양성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첫 국가자격 빅데이터분석기사 시험 일정이 취소되고 사실상 첫 시험 일정이 내년 봄으로 미뤄지면서, 정부가 올해 본격화하려던 빅데이터 전문인력 양성 계획도 늦춰지게 됐다.

16일 진흥원은 '데이터자격검정'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현재 급증하는 코로나19의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제1회 빅데이터분석기사 자격검정이 취소됐음을 알려드린다"며 "(제1회 시험) 접수 정보는 제2회 시험으로 자동 접수 처리된다"고 안내 중이다.

빅데이터분석기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계청이 작년부터 함께 신설을 추진해 온 국가기술자격이다. 지난달 30일까지 진흥원의 데이터자격검정 홈페이지에서 이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첫 검정시험 접수가 진행됐다. 응시자들은 오는 19일 각 고사장에서 객관식 필기시험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진흥원 지난 15일 공지를 통해 제1회 검정 취소를 통보했다. 이 날짜는 필기시험 시행일을 불과 4일 앞둔 시점으로, 당초 시험 응시자가 접수를 취소하거나 응시료를 환불할 수도 없다고 공지된 기간에 해당한다.

제2회 필기시험은 내년 3월초 접수 후 4월 17일 시행된다. 이번 제1회 시험을 치르지 못한 응시자들은 4개월 뒤에야 첫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진흥원은 기존 응시 접수자들에게 고사장 변경 우선권 또는 100% 환불 처리를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달부터 코로나 3차 확산이 진행되는 동안 침묵하다가 느닷없이 시험 취소를 통보한 운영기관의 행태에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 응시자는 "진흥원은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관련) 뚜렷한 방침을 미리 내놓지 않고 전화해도 그저 모른다는 태도로 일관하다 갑자기 시험 취소 조치를 내렸다"며 "시험을 위해 한 달 가까이 대면 접촉을 피하며 공부했던 한 사람으로서 이같은 통보가 응시자를 배려한 조치라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코로나19의 상황은 발표 직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불안한 정국이지만 취소가 아닌 시험 연기를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내년 4월 2회 시험으로 아예 넘긴다는 조치는 이 시험에 경력 및 취업이 걸린 수험생들 입장에서 진심으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다른 응시자는 "SQL 시험 며칠 전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 연기를 문의할 때 진흥원 측도 '원칙적으로 3단계가 아니면 시험 취소는 없다'고 답했다"며 진흥원의 이중성을 비판했다. 또 "이달 각 대학 편입 영어시험과 논술, 토익시험, 영양사 국가고시 등 시험도 정상 진행되는데 빅데이터분석기사 시험만 취소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재현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데이터자격검정센터장은 "코로나(재확산)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해 수험생들의 안전을 위해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시험 일정을 연기하면 빨라야 내년 1·2월 시험을 치를 수 있을텐데 이를 위해서는 고사장 배정·감독관 동원을 처음부터 다시 세팅해야 한다"며 "현재 일선 학교에서 고사장 대관을 잘 해주지 않는 상황도 있어, 안정적 시험 환경을 마련하기에는 제한이 있어 불가피하게 1회 시험을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진흥원이 빅데이터분석기사 제1회 시험 취소를 통보한 날, 그간 이 기관의 시험 운영상 미흡했던 조치를 성토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물도 올라왔다.

자신을 '빅데이터분석기사를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이라고 소개한 청원자는 이번 시험 취소 통보에 더해 운영기관의 서버 장애로 접수기간 첫날 아예 접수를 중단하고 이튿날 접수를 시작해 혼란을 겪었다는 점, 비수도권 지역에 고사장이 하나뿐인 경우가 있어 응시자에게 너무 멀리 떨어진 고사장에 배정된 사례가 나온 점 등을 비판했다.

청원자는 "열심히 공부한 수험생들을 위해 취소라는 극단적인 조치보다 연기라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1월 또는 2월로 시험을 연기할 것을 제안했다.

또 "접수부터 시행까지 여러 측면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진흥원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큐넷을 통해 자격을 검정하는 방향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며 빅데이터분석기사 시험 운영을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 이관할 것을 제안했다.

박 센터장은 고사장 부족 문제와 접수 시점에 있었던 서버 장애 상황에 대해 응시자 규모를 예상하지 못한 결과임을 인정했다.

그는 "올해 응시인원이 1만명 가량일 것이라 예상했는데 접수인원 수가 예상을 50% 정도 초과했다"며 "코로나 때문에 교실당 수용 인원을 30명에서 20명 수준으로 축소하면서 기존 확보한 고사장 수용규모도 줄어, 부득이하게 추가 고사장을 섭외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접수 시점의 웹사이트 장애도 예상 대비 많은 응시인원이 동시 접속하면서 서버가 견디지 못한 것이 맞다"며 "내년 치를 2회차 시험을 위해 1회차 예상대비 2배 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고사장을 지난달부터 준비해서 확보했고 다른 점들도 보완해 2회차 시험은 차질없이 시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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