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추천위 ‘결국’ 결렬…與, 野비토권 무력화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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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0-11-2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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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찬희 “다람쥐 쳇 바퀴 돌 듯 반복…의미없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후보자 추천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재연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가 25일 결렬됐다. 추천위는 그간 열렸던 네 차례의 회의에도 최종 후보자 2인을 압축하는데 실패했다. 이날 회의는 박병석 국회의장 및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로 열렸다. 최종 합의를 내놓는데 실패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추천위는 이날 국회에서 제4차 회의를 열고 후보자 압축을 위한 작업을 시작했지만, 최종 후보자 2인을 내놓는데 실패했다. 추천위는 보도자료에서 “끝내 최종적인 의견조율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다음 회의일자를 정하지 않은 채 종료했다”고 했다.

추천위원인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지난번이랑 똑같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됐다”며 “야당 추천위원 2명이 최종적으로 동의를 못한다고 해서 회의가 의미없다고 생각해 중단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이 안(현재까지 추천한 후보들)에서는 못 고른다. 지금까지 네 차례 회의를 했는데 하나도 정리된 게 없을 정도로 반복돼서 회의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제 더 이상 추천위에서 회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 다수에 의해 결정되는 시점이 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공수처법에 따라 추천위는 7명으로 구성되는데 6명 추천위원의 찬성이 있어야,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수 있는 구조다. 추천위에서 2명의 후보자를 추려 대통령에게 제시하면 대통령이 그중 한 명을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수처장으로 임명하도록 하고 있는데, 야당 추천위원이 2명으로 비토권이 보장돼 있다.

사실상 마지막 회의가 별다른 결론을 내놓지 못하면서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수처법의 소수 의견 존중 규정이 공수처 가동 저지 장치로 악용되는 일은 개선돼야 한다”며 “법사위는 공수처법 개정을 진행하기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공수처법 개정에 나설 경우 추미애 법무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 정지 및 징계 요구 등 논란과 겹쳐 향후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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